(단독)'사유지라 방법 없다'던 경기도청…아리셀과 '유해수색 협의'도 안했다
구속된 박순관 대표 허가 받아야 하지만 협의 전무
경기도청 "취할 수 있는 조치 없다 판단 진행 없어"
유족 "실망 클 따름…어떤 국가기관도 나서질 않아"
2026-05-12 15:01:58 2026-05-12 15:23:53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아리셀 참사 현장에 남은 유해를 수색해 달라는 유가족의 요청을 받고도 '사유지라 방법이 없다'던 경기도청이 정작 지금껏 한 번도 아리셀과 유해 관련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9월23일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1심 선고가 열린 수원지법 앞에서 참사 유가족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아리셀 참사 유가족 측은 지난 2024년 6월 참사가 벌어졌을 당시부터 아리셀 공장에 남은 희생자들의 유해를 찾아달라고 경기도청에 요청했습니다. 참사 당시 희생자 23명 중 온전한 상태로 수습된 시신은 단 3구였으며, 나머지 20구는 팔과 다리 등 일부가 소실된 채 가족 품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당국은 내부 진입을 통해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희생자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공장 건물이 화재로 심하게 무너져 모든 유해를 확보하진 못했습니다. 결국 신원 확인이 가능한 만큼의 유해를 발견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후 2024년 9월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이 검찰에 송치되며 수사가 종결되자, 사유지인 아리셀 공장은 사 측 허가 없이는 진입조차 불가능한 '봉인된 현장'이 됐습니다.
 
유가족 측은 수습하지 못한 유해를 찾기 위해선 경기도청이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조(국가 등의 책무)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복구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라고 규정됐습니다. 아리셀 공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만큼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청이 이 사건의 명확한 책임 주체라는 겁니다. 
 
실제로 참사 이후 경기도청은 유가족 장례비·피해 지원금 지급, 유가족 심리치료 지원, 아리셀과 유가족 배상 협의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참사 땐 외국인 노동자 유가족을 위한 숙소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청은 지금까지 아리셀 측에 유해 수색 협의 등을 진행하지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사유지인 아리셀 공장 건물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유해 수색을 강제로 진행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희생자들의 신원을 파악할 시신은 모두 수습해 마무리했고, 일부 유해가 현장에 남아 있다. 추가 수색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으나 그곳이 사유지인 탓에 법적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유해 수색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은 파악했지만, 향후 어떻게 진행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에스코넥이나 아리셀 측과 유해 수색 허가를 위해 협의도 진행하진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수색을 위해 내부 진입을 한다고 해도 유해가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며, 당시 화재 규모가 컸던 만큼 현장의 유해는 모두 소실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리셀 공장 건물에서 유해를 발굴하려면 아리셀 측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유해 수색에 대한 결정권자가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2025년 9월23일 1심 선고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된 법정 구속됐지만, 여전히 아리셀의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본지가 아리셀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아리셀 공장 건물의 소유권은 2025년 8월자로 아리셀의 모회사 에스코넥에 있습니다. 또 한국평가데이터(KODATA)의 기업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박 대표는 에스코넥 지분 13.76%를 가진 최대주주입니다. 아리셀 공장 건물에 대한 유해 수색을 위해선 박 대표의 허가를 이끌어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유가족 측은 소극적인 경기도청의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온전하지 않은 희생자 시신으로 장례를 치른 유가족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소극적인 경기도청의 유해 수색 움직임에 실망이 크다"며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의 유해가 아직도 공장 안에 있는데, 경기도청을 포함한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유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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