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합산 32조’…진격의 K-전력기기
북미 전력망 노후화·AI 인프라 확대
공급 부족…국내 기업 경쟁력 증가세
“슈퍼사이클, 5~10년 더”…입지 구축
2026-05-04 15:39:24 2026-05-04 15:39:24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K-전력기기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1분기 합산 수주잔액 32조원을 돌파하는 등 변압기 시장 ‘슈퍼사이클’의 핵심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수요 급증과 제한적인 공급 여건이 맞물리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이러한 호조세가 5년에서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기업들은 생산라인 확대를 통해 공급자 우위 구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 북미 생산법인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전력기기 3사로 꼽히는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합산 32조원을 넘어섰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약 11조6200억원(78억8800만달러), 효성중공업 15조1000억원, LS일렉트릭 5조642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1분기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에만 약 6조2823억원(17억9700만달러)의 신규 수주를 기록해 연간 목표의 40% 이상을 한 분기 만에 채웠으며, 효성중공업도 1분기 신규 수주가 4조원을 넘어섰습니다. LS일렉트릭 역시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보다 6000억원 증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북미 시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체 수주액의 7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했으며, LS일렉트릭은 북미 빅테크 기업과 1700억원 규모 배전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블룸에너지와 약 3200억원 규모의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도 확보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전경. (사진=효성중공업)
 
이 같은 흐름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며 전력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초고압(765kV) 변압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토가 넓은 미국은 장거리 송전 수요가 큰 데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처가 증가하면서 초고압 송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까닭입니다. 765kV급 설비는 국제적으로도 운영 국가가 한정적인 만큼, 관련 기술과 생산 경험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기에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도 맞물렸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송전망의 상당 부분이 설치 후 25년 이상 경과했으며, 대형 변압기의 평균 사용 연한도 40년을 넘어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지 기업들의 공급이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 (사진=LS일렉트릭)
 
3사는 이번 호조세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소재한 북미 생산법인에 약 2억달러(약 2900억원)를 투자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효성중공업도 미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2028년을 목표로 증설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LS일렉트릭 역시 미국 유타 공장 확장을 통해 배전반 생산량 확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력업계는 이번 슈퍼사이클이 최소 5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몇몇 국내 기업은 5년치 (수주) 물량이 거의 다 찰 정도라, 슈퍼 사이클이 10년은 더 간다고 보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계속 고점을 갱신하고 있고, 시장 장악도 진행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