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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3일 16: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롯데건설이 디벨로퍼 모델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위축 속에서 외부 보증 의존을 줄이는 대신 자체공사 확대와 지분 투자에 나서며 사업 주도권을 직접 확보하는 전략이다. 공원 특례, 역세권, 복합개발 등 핵심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배경에는 롯데그룹의 유통·호텔·리테일 자산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대다수 대형 건설사들이 PF 시장이 얼어붙은 이후 자체사업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거나, 일부 유망 현장에 한해 제한적으로 참여하는 데 그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다.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사진=롯데건설)
두 배 뛴 자체사업, 디벨로퍼 행보 본격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의 분양공사(자체사업) 재무 현황을 보니, 관련 누적 공사수익은 8447억원으로 전년(4232억원) 대비 약 9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누적 공사원가는 6928억원으로 95.1% 늘었으며, 누적 공사손익은 1508억원으로 121.4% 증가해 수익 규모 역시 확대됐다.
이는 롯데건설의 자체 분양사업 실적이 최근 1년 사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보이는데, 자체사업 물량 증가와 함께 매출 인식이 본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공사수익 증가율(99.6%)이 원가 증가율(95.1%)을 상회하면서 손익 증가율이 120% 이상 확대된 점은 자체사업 확대가 단순 물량 증가가 아니라 수익성까지 동반된 성장임을 시사한다.
롯데건설의 자체 분양사업은 최근 들어 '확대'와 '소진'이 동시에 빨라지는 흐름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자체(건축·주택) 분양공사에서는 신규 물량(증감액)이 약 2000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4200억원 이상이 매출로 인식(공사수익 인식)되면서 전체 잔고는 약 28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전년(2024년)에 신규 증가액이 1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자체사업 착수 규모는 크게 확대된 반면 기존 사업의 매출 전환 속도는 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 셈이다.
실제 롯데건설이 디벨로퍼로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장도 다수 확인된다. 최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광주 중앙공원 1지구를 비롯해 쌍령근린공원, 덕평 물류 밸류애드 PFV(프로젝트 투자금융회사), 마곡 마이스(MICE) PFV 등은 롯데건설이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차주로 해당 SPC가 등장하는 동시에, 롯데건설이 PF 브릿지론과 본PF에 대해 채무인수나 자금보충, 책임준공 등의 조건을 함께 부담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 전반에 직접 관여하는 모습이다. 공통적으로 롯데건설은 SPC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보증과 준공 책임까지 함께 떠안고 있다. 이는 공사비를 받는 도급 역할에 그치지 않고, 롯데건설이 참여한 지분율에 따라 사업 성패에 따른 금융 부담까지 함께 지는 방식이다. 결국 공사 수행을 넘어 개발 이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가져가는 참여 방식으로, 실질적인 개발 주체에 가까운 행보로 해석된다.
PF 줄이고, 그룹 시너지 기반 개발사업 확대
이렇듯 대다수의 건설사들이 PF 리스크 이후 자체사업을 축소하고 도시정비·공공 중심의 안정적인 도급 사업으로 무게를 옮긴 것과 달리, 롯데건설은 자체 개발사업을 선별적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외부 시행사 PF 보증 중심의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직접 통제 가능한 사업에서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과거 롯데건설의 PF 확대는 자체사업보다는 외부 도급사업에 대한 과도한 보증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2년 말 PF 보증 규모는 약 6조 8000억원까지 불어나며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200% 이상이나 웃돌았는데, 미착공 단계의 지방 사업장에까지 보증이 선행되면서 공사 착수 이전부터 우발채무를 크게 떠안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롯데건설은 PF 보증 규모를 3조원대 초반까지 낮추며 외부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수익 기반은 자체사업으로 내재화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곡 MICE, 공원 특례사업, 물류센터 개발 등 그룹 계열과 연계 가능한 사업에 집중하면서,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 이후 운영과 수익 회수까지 이어지는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현재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 발주 물량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부산 롯데타워, 대구 롯데쇼핑타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은 롯데그룹 계열사의 개발 수요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만큼, 외부 시행사 중심 PF사업과 달리 수요와 운영 방향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그룹 내부 물량이 롯데건설의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유통·레저·상업시설과 연계된 복합개발 경험을 축적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순수 자체사업이라기보다 PFV 지분 참여 등을 통한 개발사업 성격이 강하다"며 "그룹 내에서 개발 경험이 없는 계열사와 협업해 시행과 시공을 함께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호텔·리테일 등 그룹 사업과 연계된 개발이 필요한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건설사로서 롯데건설이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사업을 내부에서 소화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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