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대한항공(003490)이 매년 5월 진행해온 대표 가족 초청 행사 ‘패밀리데이’를 올해 전격 취소했습니다.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커지자 사내 행사부터 중단하며, 긴축 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16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패밀리데이를 개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입니다.
패밀리데이는 대한항공이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 강서구 본사 격납고를 개방해 임직원과 가족을 초청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2019년 시작된 이후 코로나19로 한 차례 중단됐다가 2023년 재개됐으며, 지난해에는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이후 처음으로 양사 임직원과 가족 약 2만명이 참여했습니다.
행사 취소는 비상경영 체제의 일환입니다. 대한항공은 이달 1일부터 전사적인 비용 절감에 착수했으며, 중동 사태로 촉발된 고유가가 한 달 이상 이어지면서 비용 구조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도 4~7월 6개 노선에서 총 22회 감편에 들어가기로 하며 업계 전반에 긴축 기조가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은 유류비가 통상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구조상, 급등한 유가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비용 압박은 결국 운임 인상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역대 최고 수준인 33단계로 공지했습니다. 5월 편도 기준 최소 7만5000원에서 최대 56만4000원까지 부과되며, 전월 대비 73~106% 인상된 수준입니다. 현행 체계상 33단계는 상한선으로, 유가가 더 오르더라도 추가 인상이 어려워 항공사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유가 부담이 운임 인상을 넘어 실제 운항 축소로 이어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 항공사들은 항공유 수급 불안에 대응해 잇달아 노선 축소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독일 루프트한자와 네덜란드 KLM은 항공편 감축을 발표했으며, KLM은 오는 5월 160편 운항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유럽 공항에서 항공유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유럽에 취항하는 대한항공 역시 노선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들의 재무 부담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유 도입 단가가 더욱 높아지고 있어 비용 통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을 고려해 사내 행사부터 축소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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