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타 지역 거주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들이는 이른바 ‘원정 매입’이 급감하며 약 9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강도 높은 규제와 대출 제한이 맞물리면서 외지인의 서울 진입이 크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감소 폭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 2만810건 중 타 지역 거주자의 매수는 3914건으로 전체의 18.81%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직전 4개월(23.06%) 대비 약 5%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영향이 큽니다.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됐고, 주택담보대출 한도 역시 축소되면서 외지인의 매수 여건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한강벨트 지역의 감소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성동구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26.1%에서 6.8%로 약 19.3%포인트 급감했고, 마포구는 26.5%에서 19.5%로 낮아졌습니다. 영등포구 역시 27.9%에서 18.9%로 크게 줄었으며, 광진구는 21.0%에서 17.3%, 동작구는 26.5%에서 20.1%로 각각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서울 핵심 수요지에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이탈했는데요.
다만 같은 한강권이라도 강남권과 용산 등 일부 핵심 지역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용산구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오히려 상승했고, 송파구 등 강남 3구 역시 비중이 확대되며 자금이 보다 선호도 높은 상급지로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불확실성이 낮은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체 비중은 감소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일부 반등 조짐도 나타납니다. 월별로 살펴보면 올해 1월 16%대까지 떨어졌던 외지인 매수 비중은 2월 들어 18%대로 소폭 회복됐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제한적인 거래가 이뤄진 영향으로 보입니다.
한편 서울 거주자의 지방 및 수도권 아파트 매입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10·15 대책 이후 서울 거주자의 지방 등 다른 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6.3%로 대책 직전 4개월(5.6%)에 비해 비중이 늘었습니다. 이 비중은 2022년 2~6월의 7.7%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서울 내 높은 집값과 대출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결국 최근 시장은 ‘외지인의 서울 진입 축소’와 ‘서울 거주자의 외곽 이동’이라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핵심지와 비핵심지 간 양극화까지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