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국제 비료 원료 가격이 한 달 사이 30% 가까이 치솟으며 하반기 농산물 가격과 식품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 요소 가격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경제 데이터 플랫폼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비료 원료인 요소(尿素) 가격은 이달 28일 기준 톤당 687.5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7일(574.75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29.35%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81.40% 급등한 수준입니다. 지난 1월 444달러, 2월 467달러에서 3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요소 가격은 2022년 4월 톤당 102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3년 이후 3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다시 빠르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요소는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로,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질소를 공급합니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암모니아를 거쳐 생산되며, 비료 3요소(질소·인산·칼륨) 중 질소 공급원으로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투입량을 줄일 경우 수확량이 즉각 감소하며, 사실상 대체재가 없어 가격 변동에 농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번 요소 가격 급등은 2021년 ‘요소수 대란’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당시에는 차량용 요소 공급 차질이 물류·운송망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번에는 농업용 비료 원료 부족이 농산물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식품 원가를 거쳐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농민들은 이미 가격 상승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아직은 작년에 비해 5~8% 오른 수준으로 보지만, 중동 전쟁으로 물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분기별 비료 농가구입가격지수. (자료=KOSIS)
분기별 비료 농가구입가격지수를 보면 2020년 1분기 100(기준)이던 지수가 2022년 1분기 251.1로 두 배 이상 상승한 이후 최근까지 160~17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 요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해당 지수도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공급 상황 역시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은 비료용 요소 수입량의 43.7%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8%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입됩니다. 지난해 비료용 요소 수입량 34만9555톤 중 카타르산이 19.5%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 14.3%, 오만 5.3%, UAE 4.5% 순이었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구조입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기생산분과 생산 예정분을 포함해 상반기까지 사용할 물량은 확보돼 있으며, 중동 외 동남아 지역으로도 원자재 도입 계약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요소류는 6월 중순까지만 공급이 가능한 상황으로, 하반기 추가 물량 확보 여부가 관건입니다.
유통업계는 현재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비료 가격 상승이 농산물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으며, 농산물 가격 변동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비료만으로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가격 변동 이슈는 산지 다변화 등 공급망의 확대화 사전 비축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비료 가격 상승이 농가 생산비를 압박하고 농산물 도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식품 및 유통업계가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됩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 시점은 이르면 3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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