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항소심, 박성재·조태용·신원식 증언대…"총리로서 대통령 만류했어야"
조태용·신원식·박성재 "한덕수, 계엄 우려" 1심과 같은 증언
'계엄 명확히 반대 안 해 유죄' 1심 판결 뒤집을 증언 안 나와
2026-03-17 16:40:55 2026-03-17 17:59:18
[뉴스토마토 정주현 수습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죄 항소심에서 한 전 총리 측 신청으로 국무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한 전 총리에게 23년형을 선고한 1심과 비슷한 증언들이 나와 1심의 판단을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내란방조·위증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1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열고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증인으로 나온 조 전 원장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만류하는 입장이었다고 보느냐는 한 전 총리 측 변호인 물음에, 한 전 총리가 “만류하는 입장이었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 전 원장은 그 근거로, 한 전 총리가 집무실에 들어갈 때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이게 외교적으로 괜찮겠느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기억한다며, 이를 외교적 문제 제기를 유도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가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 전 총리가 어떤 역할을 했어야 한다고 보느냐고 하자, 조 전 원장은 “국무총리로서는 본인이 상황 전체적으로 판단하셔야 하고, 판단에 따라 대통령 만류라면 만류 등 필요한 노력과 조치 하셨어야 했다”고 답했습니다.
 
다음으로 증인석에 선 신 전 실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접견실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이 당시 상황을 확인하자, 신 전 실장은 “제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총리는 제 대답을 안 하시고 낙담한 표정으로 먼 산을 보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가 ‘심각하다’, ‘해외에서도 문제될 것 같다’고 했느냐”는 변호인 측 질문에 신 전 실장은 “심각하다는 건 아마 총리님이 말씀하신 것 같다”며 “총리님께서는 해외 문제나 경제 문제 등 여러 가지 우려를 저에게 하신 걸로 기억난다”고 답했습니다.
 
한 전 총리가 반대한다는 구체적 태도를 보였느냐는 부분에 대해 신 전 실장은 “총리님은 섰다, 앉았다 하시는 걸 기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반대신문에서 그런 장면이 CC(폐쇄회로)TV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증인으로 나온 박 전 장관도 한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우려를 표시했는지 검찰이 묻자, “경제 관련돼서 어려움과 대외 신임도를 얘기하면서 ‘지금 계엄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나온 증인들의 진술은 1심 판단을 뒤집을 만큼 결정적이진 않았습니다. 1심에서도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비슷한 증언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한 전 총리가 윤씨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는 했다”면서도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심의가 마무리됐다는 취지로 고개를 끄덕인 점 등을 근거로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고 판단해 징역 23년을 선고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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