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 늑장대응…"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필요"
역할 못한 전자발찌·스마트워치…감시 체계 한계 드러나
경찰 가해자 구속영장 기각 우려 신속히 신청 못하기도
"현행 법안 부족한 점 있어…법 개정 추진 이뤄질 듯"
2026-03-17 18:01:40 2026-03-17 19:07:26
[뉴스토마토 박진석·신유미 기자] 경기 남양주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해 사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책임자 감찰을 지시한 가운데 경찰은 책임자 감찰과 함께 '늦장 대응'을 방지할 대책 마련을 고심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를 막기 위해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조치와 관련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1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 살해 사건 정부 대응을 규탄하는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남양주 스토킹 살해 사건 담당자에 대한 감찰과 함께 스토킹 범죄에 대한 '늑장 대응' 지적에 개선책 마련을 검토 중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이번 스토킹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당장 나오진 않았지만,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금은) 감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이 대통령이 "관계당국의 대응이 더뎠고,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며 대책 마련과 함께 감찰을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번 스토킹 살해 사건에서는 가해자가 착용한 위치추적 전자발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경찰은 가해자의 전자발찌와 피해자의 스마트워치를 연동할 수 있는 잠정조치 3-2호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조치가 이뤄졌다면 가해자가 접근할 경우 피해자에게 경보를 보내 피할 수 있었지만, 이뤄지지 못한 겁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매뉴얼이 있다고 해도 각 사건마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결국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전자장비가 연동되지 못한 데에는 구조적 문제가 지적됩니다. 서혜진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가해자가 이미 다른 사건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음에도, 피해자에게 지급된 스마트워치와 시스템 연동이 되지 않은 것은 현재 전자발찌 감시 체계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며 "신속하고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경찰의 잘못된 판단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자발찌는 법무부 보호관찰소, 스마트워치는 경찰이 관리합니다. 두 장치가 각자 다른 당국에서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감시 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더디게 이뤄졌습니다. 사건 발생 전인 지난 1월28일 피해자는 자신의 차에서 가해자가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위치추적 장치가 발견됐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해당 위치추적 장치가 가해자가 설치한 것이 맞는지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려 했지만, 그 사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현장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경찰도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려 하지만, 증거자료가 부족해 구속영장 기각될 것을 우려해 신속하게 영장 신청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국회에서는 피해자를 신속하게 보호할 수 있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가해자를 격리할 수 있는 잠정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입법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 스토킹 범죄 관련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스토킹처벌법이 32건, 스토킹방지법 개정안이 4건 등 총 36건이 계류 중입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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