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이효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핵심에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일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패밀리 정치' 역시 단순한 상징을 넘어 보수 강경 진영과 결합해 트럼프 행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가족 정치를 중심으로 한 조직화된 '극우 네트워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일가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진단했습니다.
2024년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적힌 모자를 던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메리카 퍼스트'…백인 '남성·충성파' 핵심축
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배경에는 '백인 남성'의 표심 쏠림 현상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는 백인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20%포인트 이상 큰 격차로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당시 조 바이든 행정부 부통령)를 앞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강경 이민 정책과 경제 문제 등을 제시하며 압도적 지지율을 토대로 당선됐습니다.
백인 남성이라는 열성 지지층과 함께 마가 세력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핵심축으로 꼽힙니다. 마가 세력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한 이념적 기반입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마가의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충성파'로 채워졌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트럼프의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최전선에서 지휘하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등입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미국 우선주의와 반이민 정책의 설계자로서 마가의 핵심 인물로 분류됩니다.
당 안으로는 패밀리 파워(힘)의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이중 실세는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 부부로 꼽힙니다. 트럼프 주니어는 공식 직함은 없지만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정권 인수팀에서 활동하며 핵심 러닝메이트였던 J.D. 밴스 부통령 같은 인물 임명에 관여했습니다. 며느리이자 에릭 트럼프의 아내인 라라 레아 트럼프는 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 자격으로 선거자금 모금을 총지휘하기도 했습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마가 세력은 전통적, 기독교적, 성소수자·소수 인종 배척 등 가치를 지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백인들을 중심으로 마가 세력의 이런 지향점은 소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이란 전쟁 전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국경 보호책 등에 대해선 지지가 더 높게 나온 바 있다"며 "겉으로는 티 내지 못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통쾌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백인, 전통적 가족관의 집결체인 트럼프 가족의 영향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눈 가리는 '가족정치'…중동 사태 이후 '마가 분열'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당선 직후부터 가족 정치를 본격적으로 가동시켰습니다. 지난 2020년 재선에 실패하자 측근보다 이른바 '가족 의존 정치'를 펼쳐온 건데요. 핵심에는 선거운동을 지휘한 트럼프 주니어와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부부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방카 트럼프는 1기 당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 보좌관으로 재직, 퍼스트레이디(영부인) 역할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해 왔습니다.
이방카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엔 자리에서 물러나며 막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습니다.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재직하며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주선한 인물입니다. 쿠슈너 등 가족 특사는 이번 이란과의 막후 협상에서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현재도 트럼프 일가의 정치적 영향력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조직)을 이끌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이란의 적대국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리조트 및 타워 건설 사업을 맡았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트럼프 가족의 영향력은 트럼프 코퍼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최고경영자(CEO) 스타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동의 이권 등 전 세계 이권을 많이 가져간 부분을 고려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준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런 부분에서 가족들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마가 세력의 균열과 분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마가 내부에서도 분화가 일어나는 걸로 보인다"며 "마가의 고립주의·최소주의는 미국 우선주의와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칙을 따라가는 게 아니니 분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부터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의미 있게 흔들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공화당 내에서도 반기를 들기 시작한 의원들이 불어나는 추세"라며 "초창기부터 트럼프를 따랐던 원조 마가 같은 경우 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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