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최근 구글과 ‘AI 동맹’을 맺는 등 AI 전략을 구조적으로 전환한 애플이 음성 비서 ‘시리’를 챗지피티(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챗봇 형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운영체제(OS)에 이 같은 대화형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AI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코드명 ‘캄포스(Campos)’로 불리는 챗봇을 개발 중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캄포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 컴퓨터 운영체제에 통합돼 시리 인터페이스를 대체할 예정입니다.
기능 면에서는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웹 검색, 콘텐츠 작성, 이미지 생성, 정보 요약 등 생성형 AI 기능을 포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일·음악·사진 등 애플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앱)에도 탑재돼 음성만으로 작업 수행하도록 설계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애플은 오는 6월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챗봇 기능을 공개한 뒤 9월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애플은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중화한 대화형 AI 도구 도입에 신중한 입장이었습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기능 처리를 위해 사용자가 채팅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오픈AI가 올해 하반기 AI 하드웨어 출시를 계획하고,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대화형 AI를 OS에 통합하고 있어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24년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이름의 AI 플랫폼과 기능을 선보였지만, 경쟁사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애플은 최근 자사의 AI 기능에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캄포스의 경우, 애플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하고 구글 제미나이 팀이 개발한 맞춤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가 거론됩니다.
애플이 AI 전략을 수정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AI 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음성 비서 빅스비에 구글 퍼플렉시티와 협업을 모색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가전까지 아우르는 차별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미나이를 탑재해도 이를 기기에 얼마나 최적화시켰는지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이라며 “삼성은 장기간 구글과 협력해온 만큼, 애플이 제미나이를 얼마나 최적화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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