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점검 완료한 해수부…북극항로 기금·벙커링 '디테일'까지
김성범 직무대행, 공공기관 업무보고 주재
북극항로 대비·스마트 해양 관리체계 구축
친환경 벙커링 항만별 '차별화' 전략 주문
"그냥 시류에 휩쓸려 가지 말 것" 당부
"우리 강점과 여건 극대화 방향 수립"
2026-01-15 22:20:15 2026-01-15 22:20:15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올해 해양수산 분야의 미래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2026년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가 15일 사후 브리핑을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보고는 기관별 고유 임무를 명확히 인지하고 국정 기조에 맞춘 실행 의지를 점검하는 자리로 북극항로 상용화 대비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해양 관리체계 구축이 핵심 화두로 읽힙니다.
 
특히 업무보고를 주제한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은 '친환경 벙커링(선박 연료 공급)' 시장을 놓고 국내 항만 간의 협력과 각 강점을 극대화한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을 주문했습니다. 부산, 울산, 여수광양 등 주요 항만공사(PA) 모두 벙커링을 핵심 사업으로 보고했지만 자칫 중복 투자로 보일 수 있는 데다, 해외 시선에선 하나의 시장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지난 14일 해수부 부산 임시청사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북·전남권 9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AI·빅데이터…북극항로 개척 기금까지
 
지난 14일부터 진행한 해수부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보면, AI·빅데이터가 눈에 띕니다. 스마트 해양 안전망과 환경 관리 분야에 AI·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전면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어선 위험성 지수'를 개발합니다. 선박 검사에는 생성형 AI 민원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안전 관리체계의 디지털 전환에 고삐를 죄기로 했습니다.
 
해양환경공단은 인공위성과 드론을 활용해 해상 부유 쓰레기를 실시간으로 탐지합니다. 자율운항 수상 로봇도 사각지대에 투입해 연간 150톤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스마트 수거 체계를 구축합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은 약 6048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합니다. 완전자율운항선박(Lv.4) 및 스마트 항만 기술 개발 지원이 대표적입니다. 
 
금융·인프라 지원 뒷받침도 중점 과제입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조7600억원 규모의 선박 금융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해당 자금은 국내 해양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고 해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북극항로 개척 기금' 조성과 '금융투자 구조 마련'을 통한 극지 운항 선박·거점 항만 인프라(연료 공급 시설 등)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담고 있습니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북극항로 재원 마련(기금)과 관련해 "개별적인 지원보다는 기금 형태의 재원이 좋겠다. 북극항로를 판단할 때는 몇천억 이렇게 해서는 지속적일 수가 없다"며 "최소한 조 단위 이상 정도가 돼야 하는데 그런 기금을 운영하려면 별도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친환경 벙커링 전략에 대해서는 "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실증 운항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위기 대응 펀드를 확대 운영해 위기 대응 체제를 고도화하고자 한다"며 "기업들이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친환경 벙커링 선박 금융 지원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지난 14일 해수부 부산 임시청사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북·전남권 9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너도나도 '벙커링'…'차별화' 주문
 
항만별 사업화 전략을 보면, 부산항만공사(BPA)는 압도적인 컨테이너 물동량을 무기로 1만3000척에 달하는 기항 선박의 하역·연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서비스 중심 벙커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는 2030년 운영을 목표로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이 수립될 예정입니다.
 
에너지 강점 항만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는 울산항만공사(UPA)는 배후 단지에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원료 산업군이 포진한 곳입니다. 실증과 공급 최적화의 강점을 보유한 만큼, 부산항이 체계를 갖추기 전까지 연료를 지원하는 '과도기적 상생 모델'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여수광양항만공사(YGPA)는 민관 협력을 통한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을 구사합니다. 허브 앤 스포크는 자전거 바퀴의 중심축(Hub)과 바퀴살(Spoke)의 모습에서 유래한 물류·네트워크 시스템 용어입니다.
 
즉, 광양항을 거대한 해상 자원 물류센터(Hub)로 민간 기업과 손잡고 주변국 물량을 나르는 중심지가 되겠다는 전략입니다. 예컨대 북극항로를 통과하는 거대 화물선은 여수광양항에 들려 자원을 보관(거대 물류 터미널·물류 배급소)하고 연료 공급을 받을 수 있는 거점 항만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 단초로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민간 기업의 LNG 터미널 인프라를 활용, 중국 선사들이 벙커링을 위해 광양항을 찾게 하겠다는 복안입니다. 문제는 항만 간 경쟁·차별화의 모호성입니다.
 
부산항, 울산항과 함께 여수광양항도 '친환경 벙커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근 항만과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벌이거나 중복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다들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이 아닌 타 항만과 차별화된 자원 거점 항만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이 요구되고 있는 겁니다. 더욱이 철강·석유화학 단지와의 연계성을 어떻게 살려 차별화할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성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을 위한 바닷길(수심 17m) 확보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을 위해 해수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현재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은 지난해 4월 박성현 전 사장의 퇴임 이후 공석 상태로 황학범 부사장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입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지난 14일 해수부 부산 임시청사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북·전남권 9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강점·여건 극대화 방향으로 전략 수립"
 
김성범 직무대행은 "벙커링만 하면 서로 항만 간에 조금 충돌되는 거 아니냐 하는 걱정들이 있을 수 있다"며 "서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차별화할 것은 차별화하고 이런 전략들이 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주의에 대한 경계와 큰 틀에서의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지역 항만의 강점들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냥 시류에 휩쓸려서 북극항로 하니까 우리도 뭔가 다 똑같이 해야 되는 것처럼 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잘 관리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강점과 여건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전체적으로는 부산과 울산, 여수광양이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한다는 점을 각별하게 강조 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부산·울산·경북·전남권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부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국립해양박물관, 국립울진해양과학관 등 해양수산 9개 공공기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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