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뉴욕 교통사고 사망자 역사상 최저
‘비전 제로’ 정책의 누적 효과
혼잡통행료로 도심 혼잡 줄어
2026-01-15 11:34:40 2026-01-15 14:34:16
뉴욕이 혼잡통행료 시행 1년 만에 교통안전에서 사상 초유의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25년 뉴욕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205명으로 집계돼, 기록이 존재하는 19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도 대비 19% 감소이며, ‘비전 제로(Vision Zero)’를 도입한 2014년과 비교하면 31% 줄어들었습니다. 뉴욕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Historic Low(사상 최저)”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교통사고 감소세는 특정 이용자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운전자·탑승자 사망은 40%나 급감했고, 오토바이(-32%), 보행자·자전거 이용자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동반 개선이 확인됐습니다. 자치구별로는 외곽 자치구의 변화가 더 뚜렷했습니다. 브롱크스(-39%), 퀸즈(-23%) 등에서 급감하며 ‘도심 안전’을 넘어 ‘도시 전역 안전’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거리에서 지난해 1월 6일 교통 혼잡통행료(congestion tolling) 부과에 사용되는 장비가 도로 위에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사고 원인을 ‘시스템 책임’으로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뉴욕시는 비전 제로 정책의 누적 효과를 꼽습니다. 보호형 자전거도로 확충, 보행자 공간 확대, 차량 속도 제한, 자동 단속 장비 확대 등 구조적 개입이 운전자 책임에서 ‘시스템 책임’으로 사고 원인을 이동시킨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25년의 폭발적인 감소세를 미시적 ‘설계 정책’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읍니다. 지난해는 뉴욕 혼잡통행료가 본격 시행된 첫해로 속도, 혼잡, 통과 교통량, 상업차량 동선 등 교통 시스템 전반에 직접 개입이 이루어진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심 혼잡이 줄면서 차량 흐름이 안정되고, 상업차량과 트럭의 우회 동선이 정비되면서 외곽지역의 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운전자·탑승자 사망이 40%나 급감한 점은 수요관리 정책과 조응하는 대목입니다. 혼잡이 줄어들면 급가속·급정거·차선 경쟁이 감소하고, 평균 주행 속도가 안정되며, 사고 치명도가 낮아지는 것은 교통안전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비전 제로가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설계적 개입’과 혼잡통행료가 가져온 교통량 감소에 의한 ‘시스템 개입’이 맞물리며, 갈 길을 잃었던 안전 정책이 돌연 방향을 되찾는 순간이 연출된 것입니다.
 
지난 2014년 빌 드 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이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를 목표로 선포한 뉴욕의 비전 제로는 그동안 팬데믹 이후 자가용 승용차 통행량 증가, 우버 등 교통 네트워크 사업자(TNC) 확산, 차체의 거대화 등으로 사실상 길을 잃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혼잡통행료는 비전 제로에 새 희망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혼잡통행료 시행 1년만에 사상 최저를 기록한 뉴욕시 교통사고 사망자.(사진=NYCDOT)
 
뉴욕 사례는 ‘개념 증명’
 
전체적으로 보면 뉴욕의 사망자 최저 기록은 미시적·설계적 접근(Vision Zero)과 혼잡통행료 시행 효과가 결합해서 나타난 복합효과로 해석됩니다. 교통안전 증진이 속도 저감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더불어 수요관리가 병행되어야 함을 뉴욕이 보여줍니다. 
 
뉴욕의 혼잡통행료 시행 1년 결과는 중요한 실증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통량 감소와 속도 개선, 대중교통 수요 회복, 교통사고 사망 감소, 탄소 배출 저감 등 여러 영역에서 초기 기대치를 상회한 것들이 많습니다. 뉴욕 사례는 단순한 정책 실험을 넘어 혼잡통행료 도입 결정을 주저해온 세계 여러 도시에 의미 있는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이 되고 있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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