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성범죄 검사' 인권보호관 못하게 내규 바꾼다
법무부, '인권보호수사규칙' 개정안 마련…9일 입법예고
스토킹·음주운전·금품수수 전력자도 배제 대상에 포함
대검도 성범죄 검사가 '성폭력 사건' 맡지 않도록 추진
2026-01-14 13:53:49 2026-01-14 14:29:30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법무부가 성범죄 전력이 있는 검사는 인권보호관을 맡지 못하도록 내규를 개정합니다. 그동안엔 성범죄 전력이 있는 검사가 성폭력 사건에 배정되거나 인권보호관으로 임명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은 따로 없었습니다. 법무부는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뉴시스)
 
1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성 관련 비위 등으로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을 받았거나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검사는 인권보호관이나 인권보호담당관으로 보임·지정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인권보호수사규칙' 개정안을 지난 9일 입법예고를 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상 성폭력 범죄 △양성평등기본법상 성희롱 △성매매처벌법 △스토킹처벌법 위반 △도로교통법상 음주·약물운전 △청탁금지법상 금품수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공소가 제기된 경우에도 인권보호관으로 지정될 수 없습니다.
 
법무부는 내규를 고치는 이유에 관해 "양성평등 업무와 인권감독 기능을 전담하는 인권보호관·인권보호담당관에게는 높은 수준의 성인지 감수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자격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권보호관은 검찰 내 공보 업무와 함께 피의자·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의 인권 보호를 전담하는 보직입니다. 일반 수사 사건은 맡지 않으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인권침해 진정 사건, 내부 구성원 감찰, 피해자 보호 업무 등을 담당합니다. 각 수사 단계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또 인권보호관은 차장검사를 거치지 않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어 내부적으로는 차장급 검사로 분류됩니다. 인권보호관 제도는 2017년 8월 '인권감독관'이라는 명칭으로 도입됐으며, 현재 전국 검찰청과 지청 34곳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대검찰청도 성범죄 이력이 있는 검사가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로 마련하는 중입니다. 
 
그동안은 성범죄 이력이 있어도 검사가 성폭력 사건에 배정되거나 인권보호관 등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영교 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성범죄·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검사는 모두 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A검사는 성매매로 벌금형과 징계를 받은 뒤에도 인권보호관으로 재직하며 성폭력 사건 공판을 담당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이 제도화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영교 의원이 "성범죄 전력이 있는 검사에 대한 내부 배제 규정을 마련하고, 징계 수위도 해임·면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배제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성범죄 이력이 있는 검사를 인권보호관에서 배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범죄 사건에서 배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성범죄 전력이 있는 검사가 성폭력 사건을 맡는 것은 공정성과 신뢰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이미 2022년에 성범죄·성희롱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경우 여성·아동·청소년 수사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 배치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