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수출 및 투자지표가 회복세를 그리고 있지만 국내 제조 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기업 80%는 올해 경영 기조를 ‘유지’ 또는 ‘축소’ 방침으로 가져가며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들 두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바라본 기업의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전국 2208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기업 40.1%는 전반적인 한국경제 경기흐름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한 기업은 36.3%,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본 기업은 23.6%로 기업 대부분이 올해 경기를 신중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신중한 경기 전망은 경영계획에도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올해 경영계획 핵심 기조를 묻는 말에는 기업 79.4%가 ‘유지’(67%) 또는 ‘축소’(12.4%)라고 답했습니다. 확장 경영을 계획 중이라는 기업은 20.6%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2년 전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을 당시 유지·축소 경영을 선택한 기업이 65.0%였던 것과 비교해 보수적 경영 기조가 더욱 뚜렷해진 것입니다. 제조업 전반에서 올해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산업별 경영 기조는 온도차가 감지됩니다. 업황이 좋은 산업에서는 확장적 경영 행보를 보이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부진이 예상되는 산업은 축소 경영 기조를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호황이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기업(47.0%)이 경영계획 기조를 확장 경영으로 택했고, 제약·바이오와 화장품 산업도 확장 경영을 택한 기업 비중이 각각 39.5%, 39.4%로 전체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반면, 내수침체, 저가공세 등으로 부진한 섬유, 철강 산업은 축소 경영을 채택한 기업 비중이 각각 20%, 17.6%로 가장 높았습니다.
기업들이 올해 한국 경제 개선 흐름을 불확실하게 전망하는 가운데, 실적 목표도 확대보다는 ‘유지’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실적 목표를 어느 수준으로 설정했는지 묻는 말에 내수와 수출 부문 모두 ‘전년도 실적 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응답(내수 42.2%, 수출 48.8%)이 가장 많았습니다.
또한 기업 47.3%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제약할 가장 큰 리스크로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를 꼽았습니다. 이어 ‘유가·원자재가 변동성’(36.6%), ‘트럼프발 통상 불확실성’(35.9%), ‘글로벌 경기 둔화’(32.4%) 등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기업들이 고환율을 리스크로 가장 우려한 만큼 환율 안정에 대한 요구도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경제 활성화 및 기업 실적 개선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중점 정책으로 기업 42.6%가 ‘환율 안정화 정책’을 지목했습니다. 이어 ‘국내 투자 촉진 정책’(40.2%), ‘관세 등 통상 대응 강화’(39.0%), ‘소비 활성화 정책’(30.4%) 등 순이었습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 수출과 내수가 동반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산업별 회복 격차와 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신중한 경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이 정책 효과가 실질적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업종별 맞춤 지원과 더불어 과감한 인센티브 및 규제 개선 병행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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