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던 당근 부산물이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새로운 단백질로 재탄생했습니다. 당근 가공 부산물에 식용 균류를 키워 만든 ‘균사체(mycelium) 단백질’이 콩이나 병아리콩 기반의 기존 대체 단백질보다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학술지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당근 가공 부산물이 새로운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당근 부산물을 식용 균류에 공급해 배양하는 방식으로 고품질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단백질 원천을 찾아낸 것입니다. 이후 이 버섯 단백질을 실험용 비건 패티와 소시지에 활용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자원자들은 이 식품들을 기존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유사 제품보다 더 맛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당근 가공 부산물을 활용해 고품질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3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농민이 당근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신저자인 마틴 갠드(Martin Gand)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치 있는 식품 부산물을 고품질 단백질로 전환하는 순환경제의 실질적 사례”라며 “균사체 단백질이 글로벌 식량 안보와 지속가능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UN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인구 11명 중 1명은 만성적인 기아를 겪었고, 30억명 이상이 건강한 식단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식량 생산 효율을 높이면서도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원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식용 균류는 한 가지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기존 연구에서 균류는 사과 찌꺼기(사과즙 제조 부산물)나 유청(치즈 제조 부산물)과 같은 식품 산업 부산물 위에서도 성장할 수 있어서 유망한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흐름을 당근 부산물로 확장한 것입니다.
가장 유망한 옵션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천연 색소 생산에 사용된 주황색 당근과 검은 당근 부산물에서 배양한 106종의 균주를 테스트했습니다. 각 균주는 성장 성능과 단백질 생산량을 기준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중 분홍굴버섯(Pleurotus djamor)이 최상위 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종을 선택한 후 연구진은 투입 대비 실제로 얻어지는 단백질의 양을 높이기 위해 성장 조건을 조정했습니다. 그 결과 생성된 단백질은 동물성 및 식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생물학적 가치를 보여주었고, 인체 흡수 효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 분홍굴버섯 균사체는 지방 함량이 낮고 다른 식용 균류와 비교해 유사한 수준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었습니다.
당근 가공 부산물을 식용 버섯 재배에 활용한 연구 개념도. (이미지=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
맛 선호도 높게 나타나
실제 식품에서 생산된 버섯 균사체 단백질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대두 단백질을 다양한 비율의 균사체로 대체한 비건 패티를 제작했습니다. 패티에는 0%, 25%, 50%, 75%, 100%의 균사체 단백질이 함유되도록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질감, 풍미, 향을 기준으로 패티를 평가했습니다. 맛 테스트에서 버섯 균사체로 만든 비건 식품은 일반적인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제품보다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연구진은 불린 병아리콩 또는 신선한 균사체를 사용해 비건 소시지를 생산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 자원자들은 일반적으로 균사체가 포함된 소시지의 향과 맛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균사체가 지속 가능하고 매력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 공정은 추가 농지 없이도 버려질 식품 생산 부산물을 활용하며, 기존 식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영양학적 이점을 제공합니다. 갠드(Gand)는 “균사체 생산의 기질로 부산물을 활용하면 환경적 영향을 줄이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단백질 생산을 가능하게 해 식량 안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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