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새해에도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경쟁력이 있는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원정 대출' 찾아가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사 선택부터 신용 관리, 우대금리 조건 등 기존 금융거래 패턴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이 통상적으로 대출 문턱을 낮추는 연초에도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연말 규제 강화로 악화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강한 관리 기조를 예고한 만큼 월별 한도를 자체적으로 설정해 대응할 계획인데요. 이러한 관리 기조가 실수요자들의 대출 여건을 더욱 경직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주담대 한도는 제한되는 반면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 구입이 필요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대출 접근성이 여전히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실수요자 대출 창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변동금리 전환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5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주 가운데 상당수가 2%대 초저금리에서 4~5%대 금리로 전환되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매월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대출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라면 자금 운용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에는 인뱅과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금리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시중은행 고객들이 이른바 '원정 대출'을 받는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여력이 있거나 수도권 점포 유지 부담이 적어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도권보다 지역 기반 고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신 여력이 있는 편"이라며 "조건이 맞는 차주라면 금리 측면에서 경쟁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더욱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최근 부산·경남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상단은 4%대 후반인 반면, 시중은행은 상단 기준 6%를 넘어섰습니다.
또한 주담대 신청 과정에서 대출 심사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사전에 관리하는 것도 방법으로 꼽힙니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마이너스통장 등은 대출 심사 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단기간 사용이라 하더라도 잔액이 남아 있으면 총부채 금액과 상환 여력 평가에 반영된다"며 "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 몇 달 전부터 사용액을 줄이고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차주의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금융기관에 기존 대출 이자율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연봉 인상, 직장 변경, 부채 감소 등 신용도 개선 사유가 명확하다면 최근 3~6개월치 급여 이체 내역, 소득 증빙 자료를 정리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해볼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 체감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우대금리를 최대한 충족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은행들은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자동이체, 예·적금 보유 등을 우대금리 주요 조건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대금리 조건을 최대한 충족할 경우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 기준 주담대 분할상환 방식 우대금리 격차가 최대 1.3%p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해 첫 영업일부터 주담대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곳도 있으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는 어렵다"며 "가계대출 규제의 첫 목표가 상환 능력에 맞게 대출을 내주라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신용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새해에도 대출 시장은 실수요자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계속 예고하는 가운데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라면 시장 흐름만 관망하기보다는 우대금리 전략 등 보다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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