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2050년 과학 연구, 초지능 AI 몫?
네이처, 미래 과학 기술 전망
AI·기후·우주 탐사의 명과 암
2026-01-01 10:38:26 2026-01-01 15:52:25
2050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지난 12월30일 최신호를 통해 반세기 중간 지점에 도달할 인류가 마주할 과학적 혁신과 도전 과제들을 조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의 비약적 발전과 화성 탐사, 그리고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가 미래를 정의할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간의 의한 과학, 취미로 전락?
 
가장 충격적인 전망은 옥스퍼드대 미래학자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는 “2050년이면 모든 과학 연구는 인간 연구원 대신 ‘초지능(Superintelligent) AI’가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보스트롬은 “인간은 취미로 과학을 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이고 유용한 기여를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인간 과학자의 역할 축소를 예고합니다.
 
2050년 과학 연구는 AI가 독점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미지=챗GPT 생성)
 
아웃스마트 인사이트(Outsmart Insight)의 공동 창립자 알렉스 아야드(Alex Ayad)는 2050년에는 인간 없이 로봇과 알고리즘이 24시간 생명공학 난제를 연구하는 ‘불 꺼진 실험실(Lights out labs)’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네이처>의 이런 예측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가 최근 주목한 ‘에이전트 AI(Agentic AI)’의 개념과 맥을 같이합니다. MIT는 AI가 단순히 인간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계획·수행하는 주체적인 행위자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다만 네이처가 ‘인간 역할의 상실’을 우려했다면, MIT는 AI가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도구적 진화’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도 상승과 ‘지구공학’의 갈등
 
기후변화에 대한 전망은 암울합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기상연구소의 가이 브라쇠르(Guy Brasseur)는 2040년경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던 ‘기후변화의 실재’가 사라지고, 대신 “지구를 인위적으로 식혀야 하는가”라는 훨씬 위험한 질문이 부상함을 뜻합니다. 2050년에는 태양 빛을 차단하기 위해 대기 중에 입자를 살포하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 기술이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쇠르는 “기후 피해를 입은 국가나 기업이 일방적으로 이 기술을 사용해 강우 패턴을 바꾸는 등 주변국에 피해를 주는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지돼야 할 기술’이라고 경고합니다.
 
이와 달리 긍정적인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핀란드 국방대학의 엘리나 힐투넨(Elina Hiltunen)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플라스틱, 연료, 의약품을 만드는 기술이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기에서 포집한 탄소로 플라스틱, 연료, 의약품을 만드는 기술이 상업화되면, 기후 대응은 비용이 아닌 수익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Net Zero by 2050’ 보고서를 통해 태양광·풍력의 급격한 확대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등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산업 구조의 즉각적인 변화가 이뤄진다면 극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화성 탐사와 ‘클레이트로닉스’
 
우주 탐사 분야에서는 화성 유인 탐사는 논란의 대상입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등은 2050년 이전 화성 유인 탐사는 물론 화성 거주를 목표로 하고 있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Planetary Science Vision 2050’을 통해 화성뿐만 아니라 목성의 위성 유로파(Europa) 등 우주 탐사를 위한 구체적인 기술 임무를 설계 중입니다. 유럽우주국(ESA) 역시 ‘Voyage 2050’ 프로젝트에서 거대 행성의 위성 탐사를 핵심 목표로 설정하며, 인류의 활동 영역을 화성 너머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우주 분야에서 2050년은 익숙한 이정표입니다. 수십 년이 걸리는 탐사 계획의 특성상, 각국 우주기관은 이미 중반 세기를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맷 데이먼 주연 SF 영화 <마션>(리들리 스콧 감독)은 화성을 탐사하던 미국항공우주국 대원이 홀로 화성에 남겨진 뒤 생존하는 이야기다. 2050년 이전에 화성 유인 탐사가 추진되고 있지만, 회의론도 제기된다. (사진=20세기폭스 코리아)
 
하지만 미래생명연구원(Future of Life Institute)의 에밀리아 자보스키(Emilia Javorsky)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그는 “우주 방사선과 장기 무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엔지니어들이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합니다. 생물학적 한계가 화성의 문턱에서 인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공상과학(SF)에서나 보던 기술들도 현실화할 조짐입니다. 미세 로봇 떼가 형태와 기능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클레이트로닉스(Claytronics)’ 기술이 발전해, 의자가 테이블로 변하는 식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물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물리학의 도약과 외계 생명체
 
물리학계에서는 양자 센서와 중력파 탐지기를 결합해 우주 초기 블랙홀이나 암흑 물질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의 후안 카를로스 이달고(Juan Carlos Hidalgo)는 “늘 ‘30년 뒤’라고만 여겨졌던 핵융합 에너지 기술도 2050년에는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외계 생명체 발견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2050년까지 1억개의 외계 행성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연구소의 르네 헬러(René Heller)는 “외계 생명체 존재를 주장하는 후보들은 나오겠지만, 이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와 이론적 합의가 이뤄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2050년의 과학은 한 줄의 예언으로 요약되지 않습니다. 초지능 AI가 연구를 주도하는 세계, 핵융합이 전력을 책임지는 사회, 혹은 3℃ 이상 뜨거워진 지구에서 기후 개입을 두고 다투는 국제정치까지,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으며, 오늘의 선택이 2050년의 과학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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