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2…최고위원 놓고 '명·청' 힘겨루기
후보 등록 마감…내년 1월11일 본투표
친명 '정청래 때리기'…친청 '원팀' 강조
'명·청 갈등' 전초전…'1인1표' 부결 등 심판
2025-12-17 18:07:57 2025-12-17 18:15:2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친이재명과 친청정래' 경쟁 구도로 짜였습니다. 일부 최고위원 후보들은 '원팀'을 외쳤지만 친명과 친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출사표를 내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입니다. 친명 인사들은 '당정 엇박자' 등을 언급하며 정 대표를 직접 겨냥하고 있습니다. 당내 권력 싸움으로 비화됨에 따라 임기 7개월짜리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총 5명 출마…'친명 대 친청' 구도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을 17일 오후 6시에 마감했습니다. 총 5명이 후보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후보자가 7명 미만으로 예비경선은 실시하지 않게 됐습니다. 본경선 합동연설회와 본투표가 열리는 내년 1월11일, 지방선거 출마자의 사퇴로 공석이 된 3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게 됩니다.
 
친명 인사 중에서는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을 시작으로, 이건태 의원과 강득구 의원이 차례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친청 측에서는 이성윤 의원과 문정복 의원이 출마하면서 친명과 친청 경쟁 구도가 성사됐습니다.
 
친명 인사들은 정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당심을 자극했습니다. 유 위원장은 지난 9일 출마 선언 당시 "당대표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컷오프는 이미 현실이 됐다"며 "가짜뉴스를 이유로 컷오프(경선 배제) 당하는 사례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 위원장은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억울하게 컷오프를 당했다며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은 지난 11일 최고위원 출마 선언문에서 "(민주당이) 정부와 엇박자로 이재명정부가 이루고 있는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속도를 못 맞춰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당대표 1기 체제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낸 강 의원은 지난 15일 "이 대통령을 성남시장 시절부터 가까이에서 함께했고, 경기도의회 의장과 경기도 부지사로 지방자치 현장에 함께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친청 인사들은 원팀을 전면에 내세우며 당내 갈등 표출을 최소화했습니다. 이성윤 의원은 지난 14일 '검찰·법원 개혁' 입법 완수를 주요 과제로 삼으며 "하나로 뭉친 원팀으로 개혁을 완수하고 내란 세력을 단죄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승리하자"고 외쳤습니다.
 
전날 출사표를 낸 문 의원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하나로 단단한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며 "당과 대통령실의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에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친청 인사 중 최고위원 선거 출마가 점쳐졌던 김한나 서울 서초갑 지역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의 단합과 혁신에 보탬이 되기보다 갈등에 힘을 보태는 것 같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사실상 '당권 싸움'…정청래 체제 '분수령'
 
이번에 선출되는 최고위원 3명은 7개월가량의 짧은 임기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후끈해진 이유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친명과 친청, 어느 쪽이 더 많은 최고위원 자리를 가지느냐에 따라 당내 권력의 추가 기울 전망입니다. 최고위원회의는 당의 주요 사안을 의논하고 의결하는 기구인 만큼 내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최고위원은 정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해 선출직 5명과 지명직 2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됩니다. 이언주·황명선 위원은 선출됐고, 정 대표 취임 이후 서삼석 위원은 지명직으로, 박지원 위원은 평당원 가운데 선출 절차를 거쳐 임명된 인사입니다. 서삼석·박지원 최고위원이 친청으로 분류됨에 따라 친청 인사가 두 자리 이상을 가져와야 과반으로 친명 세력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내년 1월 초 기준 취임 5개월을 맞는 정 대표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취임 초부터 지속 제기되는 당정 관계 불협화음과 최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부결 사태 등과 관련해 당원들의 심판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당내에서는 최고위원 선거가 계파 다툼으로 비치는 상황을 부인하면서도 선거 이후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는 '명·청 갈등'은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고위원 선출 뒤 한동안 당내 인사끼리 각을 세우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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