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외국인 CEO 시대 본격화…역할에 쏠리는 눈
만프레드 하러, 본부장 부임 예정
외국인 CEO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2025-12-12 13:40:07 2025-12-12 15:17:4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선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외국인 CEO 시대가 개막하고 있습니다. 앞서 호세 무뇨스 CEO가 북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연구개발(R&D) 본부장으로 승진이 유력한 만프레드 하러의 역할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이 제네시스 뉴스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네시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러 부사장은 올해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러 사장은 독일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에서 오랜 기간 기술개발을 담당해온 인물입니다. 그동안 연구개발본부를 이끈 양희원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올해 퇴임할 예정입니다.
 
현대차는 하러 사장의 선임을 계기로 연구개발본부 조직을 전면 재정비할 방침입니다. 전동화 전환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 플랫폼 통합 전략 등 중장기 기술 과제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CEO의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호세 무뇨스를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 지역 총괄 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습니다. 무뇨스 CEO는 북미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북미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와 SUV 라인업 강화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외국인 CEO 선임은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외국인 CEO 체제로 전환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각 지역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현지 전문가들이 의사결정을 주도하면서, 시장 변화에 맞춘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더 빠르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은 한동안 수직적이고 딱딱한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조직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정의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등장한 이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 회장은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7’에서 정장이 아닌 노타이에 니트 차림으로 기조연설자로 나서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당시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현대차그룹의 문화 혁신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는 오는 15일 사장 퇴임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식 인선 발표는 18일을 전후해 이뤄질 전망입니다. CEO 성과 평가 결과와 향후 조직개편 방향을 반영해 정보통신(IT) 부문을 위주로 계열사 사장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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