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석열씨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면, 각 정당은 곧바로 경선에 돌입하게 됩니다. 대선 승부를 가를 변수는 크게 3가지입니다. △선거구도 △중도·수도권·2030 △명태균 게이트 등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①선거구도
첫 번째는 선거의 제1변수인 '구도'입니다. '양자냐 다자냐'에 따라 판세는 출렁이게 되는데요. 양자일 경우 팽팽한 '51대 49'의 싸움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입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민주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다투고 있습니다. 24일 공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여론조사 결과(2월20~21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2.7%, 민주당 41.1%였습니다.
앞서 지난 21일 <한국갤럽> 조사(1월18~20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국민의힘 35%, 민주당 33%로 집계됐습니다. 20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1월17~18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포인트)에선 민주당 48.7%, 국민의힘 36.4%로 7주 만에 오차범위 밖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윤석열씨의 인식·태도, 그에 동조하며 강성 보수층에 호응하는 여당 움직임에 중도층이 국민의힘 지지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설을 지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조금씩 빠지는 양상"이라며 "중도층이 2 대 1 정도 비율로 민주당 측을 지지하면서 양당 지지율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보수정당은 국민의힘 1개뿐이지만, 진보진영엔 민주당 외에도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여러 당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을 경우) 이들 정당 지지율까지 다 합쳐야, 대선 때 민주당 지지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만약 각 당에서 여러 후보가 나오게 된다면, 더 많이 분열하는 진영이 불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41.08%)이 당선된 지난 19대 대선에선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2위(24.03%)를 차지했는데요. 이어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76%), 심상정(6.17%) 순이었습니다.
당시 '반문재인'을 앞세운 범보수 진영 후보(홍준표·안철수·유승민)의 표는 1705만9962표로 문재인 대통령(1342만3800표)보다 더 많았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왼쪽)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중도·수도권·2030
조기 대선에서 승부의 키는 이른바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이 쥐고 있습니다. 여권 일각에선 "청년들이 보수화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내지만,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닌 걸로 나타나는데요. 앞서 언급한 조사에서 '3대 캐스팅보터' 응답은 각기 달랐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은 중도층을 상대로 열세가 뚜렷했습니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조사에선, 중도층에서 '정권교체'(56.5%) 여론이 '정권연장'(38.3%)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체 유권자 절반가량이 몰린 수도권의 경우 서울과 인천·경기에선 각각 49.4%, 51.8%가 정권교체를 지지했는데요. 정권연장을 원한다고 한 응답자는 45.1%, 41.8%였습니다.
18~29세의 경우 39.8%의 응답자만이 정권 교체를 바란다고 했고, 50.2%가 정권 연장을 지지했습니다. 30대는 교체와 연장이 46.2%, 49.3%로 접전이었습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중·수·청 모두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했습니다. 중도 성향 응답자 중 62%가 정권교체를 지지한다고 답해, 정권 유지 지지(27%)의 2배를 훌쩍 넘었는데요. 서울에선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응답이 54%로 '정권유지'(41%)보다 13%포인트 높았습니다. 인천·경기(교체 57%·유지 34%)에선 격차가 더 컸습니다
20·30대 여론도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18~29세 응답자 중 정권 교체 지지가 47%로 정권유지(32%)를 앞질렀는데요. 30대에선 정권교체가 62%로, 정권 유지(27%·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압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계엄·탄핵 국면에서 중도층이 민주당에 힘을 실었는데 민주당이 단순 지지율에 취해 진보 주도의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이 과정에서 중도층이 일시적으로 이제 빠져나가 버린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명태균 씨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③명태균 게이트
마지막 변수는 '명태균 게이트'입니다. 명태균 게이트는 대선 정국 내내 화약고로 작용할 걸로 보이는데요.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명태균 특검법'(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 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하더라도 '재의요구권(거부권)→자동 폐기→재발의' 등의 무한 굴레에 갇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명태균 게이트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본선에 진출할 경우 '명태균 리스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명태균씨의 범죄와 연루된 직접적인 증거가 나올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에겐 치명타입니다. 민주당은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한 추가 녹취록을 공개하고 명태균씨와 접점을 넓히는 등 압박 수위 높이는 중입니다.
박범계 의원은 지난 21일 창원교도소에서 명씨를 접견한 뒤 '황금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황금폰 카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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