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하이트진로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상장사 기준 9번째, 주류 기업 중에서는 최초입니다. 주류시장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온 하이트진로가 '진로' 브랜드를 앞세워 향후 100년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한 식당에서 100주년 기념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마케팅사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발표를 맡은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공격과 방어를 끊임없이 반복한 100년 전쟁"이라고 지난날을 평가하는 동시에 "또 다른 100년 전쟁을 위해 준비한 신제품 진로골드, 일품진로 오크25를 통해 향후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역사의 시작, 전쟁의 서막
하이트-진로 그룹은 2005년 7월 출범했습니다.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로 소주를 생산하던 '진천양조상회'에서 출발한 '진로'와 1933년 국내 첫 맥주회사인 '조선맥주 주식회사'로 시작한 '하이트맥주'가 만난 순간입니다.
하이트진로는 긴 세월을 거치며 주류시장 강자 타이틀을 지켜왔는데요. 제품이 선두에 올라서기까지 매번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하이트진로의 주류 제품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그 전쟁의 서막은 1965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진로의 전신인 서광주조는 1965년대 소주시장 1위를 달리던 삼학 소주를 잡기 위해 '밀림의 바 작전', '왕관 회수 작전'을 진행합니다.
'밀림의 바'라고 불리던 남산 일대에 서광주조가 생산하는 진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소주 도매행상에 진로를 공급한 후 직원들이 다시 진로를 사 마셨습니다. 1966년에는 사명을 아예 '진로주조'로 변경합니다.
병뚜껑을 개당 2원에 사들이는 이른바 왕관 회수 작전을 시행합니다. 체계화된 데이터가 없던 시절 영업사원이 왕관을 회수하며 시장점유율(M/S)을 파악하고 판매 증대를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1970년 진로주조는 삼학을 누르고 소주 1위에 등극하게 됩니다.
참이슬 출시…진로의 부활
1998년에는 두산경월의 '그린'에 맞서 '참이슬'을 출시했습니다. 대나무 숲 정제공법과 소주 최초 여성 모델 기용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알코올 도수 25도가 주류였던 소주를 23도로 낮추며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 전국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현재까지 소주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참이슬은 지난해까지 총 387억병이 판매됐습니다.
2019년에는 롯데의 '처음처럼' 대항마로 '진로'를 내놓습니다. 과거 진로 패키지를 현대 감성으로 새단장하고 깔끔한 맛과 낮은 도수로 주질을 바꿨습니다.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과 뉴트로 트렌드가 맞물리며 진로는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100주년 미디어 간담회에 마련된 하이트진로 연혁. (사진=김성은 기자)
진로골드, 일품진로 오크25로 시장 공략
하이트진로는 정체성 그 자체인 진로 브랜드를 통해 앞으로의 사업을 그리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쌀 100% 증류원액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한 제로 슈거 소주 '진로골드'를 출시했으며, 이달 말 '일품진로 오크25'로 증류주 메인 시장인 '25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맥주사업 또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하이트'의 명맥을 잇는 '청정라거-테라'와 '켈리'를 각각 2019년, 2023년에 선보이며 10년 만에 주요 대형마트에서 국내 맥주 부문 1위를 탈환하기도 했습니다.
오 상무는 "마케팅 업무는 인간성과 자기 헌신이라는 가치관뿐만 아니라, 디테일과 끌로 파는 노력이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며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며 일을 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성수기를 앞두고 기존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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