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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값 내리니 배춧값 뛴다
양배추 1포기 5000원 육박
작황 부진에 농산물 가격 널뛰기
체감 물가 오르니 소비자심리 둔화
2024-04-12 16:28:03 2024-04-12 17:38:1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과일값 급등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이번에는 배추와 양배추 가격이 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기상 여건 악화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잇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이 널뛰면서 소비 심리도 주춤해졌습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배추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4248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월(3686원) 대비 15.2%, 전년(3736원) 대비 13.7% 상승했습니다.
 
같은 날 양배추의 경우 1포기 평균 4990원으로 5000원에 육박했습니다. 1년 전(3754원)보다 32.9% 뛴 가격입니다. 한 달 전만 해도 3964원으로 평년 수준을 유지했던 양배추 가격이 지난달 말부터 급등세를 보인 것입니다.
 
당근 가격도 오름세입니다. 무세척 당근은 지난달 11일 1kg 평균 4586원에 팔렸으나, 이달 11일 14% 오른 523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황 부진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원인입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배추는 일교차가 커 생산량이 줄었고, 상품성 좋은 배추가 많이 나고 있지 않다"라며 "양배추와 당근은 주요 산지의 강수량 증가와 일조량 감소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추와 양배추, 당근은 앞으로 기상 악화가 줄고 생산량이 늘면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냉해와 폭우로 생산량이 줄어든 사과는 최근 가격 급등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는데요. 전날 사과 후지 10개 소매가격은 평균 2만4150원으로, 한 달 전(3만110원)과 비교하면 약 20% 떨어졌습니다.
 
정부가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결과입니다. 이 자금은 납품단가와 가격 할인 지원에 쓰여 소매가격을 일시적으로 낮췄습니다. 가격 폭등의 근본 원인인 생산량 감소를 해결한 것은 아닌 만큼 사과값 추이는 향후 생산량을 지켜봐야 합니다.
 
계속되는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에 소비자 심리도 이전보다 위축됐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100.7을 기록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값 100을 하회하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9월 이후 100을 밑돌던 소비자심리지수는 그해 △11월 97.3에서 △12월 99.7, 올해 △1월 101.6 △2월 101.9로 오름세를 보였는데요. 지난달 오름세가 주춤해진 것은 농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체감 물가가 오르고 내수 부진 여파가 작용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이에 정부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유통과정 담합과 불공정 여부를 실태조사하고,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 가능한 '농할상품권'을 총 400억원 규모로 발행하고, 배추는 가락시장 하루평균 반입량(314톤)의 절반을 웃도는 170톤을 이달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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