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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택시' 쏘나타 귀환…침체된 LPG '단비'
중국산 쏘나타 택시 환경부 인증 완료
당초 2일 출시서 연기,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말
전기 택시 주춤 속 LPG 택시 전환 탄력
포터·봉고와 함께 LPG차 시장 확대 견인
2024-04-02 15:48:22 2024-04-02 17:45:15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민 택시' 현대차(005380) 쏘나타 택시가 국내 출시가 임박했습니다. 지난해 8월 단종된 이후 8개월여 만인데요. 중형 액화석유가스(LPG) 택시 공백을 메움과 동시에 LPG차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일 쏘나타 2.0 LPI 택시에 대해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완료했습니다.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절차는 제조사가 신차 공식 출시 전 이행해야 하는 절차 중 하나입니다.
 
현대차 쏘나타 택시.(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당초 이날 쏘나타 택시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다소 지연됐습니다. 현대차는 현재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인 가운데 오는 4일부터 사전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안으로 판매가 시작돼 법인택시 업체의 경우 다음달께 출고될 예정이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쏘나타 택시는 중국 베이징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모델입니다. 국내 7세대 쏘나타 기반으로 8세대 쏘나타 디자인과 유사한 베이징현대의 10세대 쏘나타(DN8C)를 LPG 택시 모델로 개조해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8월 7세대 쏘나타 택시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8세대 쏘나타 택시 모델을 선보이지 않으면서 구형 모델을 계속 병행 생산하는 것이 현대차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단종 결정 이후 택시업계는 "후속 모델을 출시해 달라"며 단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고 이에 현대차는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기로 한 것이죠. 현지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베이징현대 10세대 쏘나타.(사진=베이징현대 홈페이지 캡처)
 
국내 유일한 중형 LPG 모델이었던 쏘나타 택시가 출시되면 택시 업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우선 쏘나타 택시 단종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그랜저·K8 택시, 전기차 택시 또는 택시 전용 모델이 없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의 대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전기 택시의 경우 충전에 최소 수십 분 이상 걸리는 데 따른 차량 유휴 시간 증가 등을 이유로 업게에선 전기 택시 전환을 꺼리고 있습니다. 실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 택시 신차 등록 대수는 1만2552대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습니다. 올해 1~2월 역시 54대에 그쳤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LPG 택시는 2364대가 등록돼 전체의 92.6%를 차지했습니다.
 
전기 택시는 부제(휴업일)가 없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는데 지난해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택시 부제가 해제됐습니다. 승차감 면에서도 불편하다는 지적이 승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때문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 따른 울컥거림으로 피로를 호소합니다.
 
현대차 포터.(사진=현대차)
 
전기 택시에 대한 거부감은 LPG 택시로 다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LPG업계는 쏘나타 택시 재출시로 현대차 포터 및 기아 봉고 LPG 트럭과 함께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희명 전국개인소형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장은 "주행거리가 긴 용달 화물차를 LPG차로 전환할 경우 도심 내 차량 배출가스 저감에 기여할 뿐 아니라 저렴한 유지비로 사업자들의 생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기아(000270)는 지난해 말 포터 기아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LPG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그동안 LPG 트럭은 디젤보다 출력과 연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 받았는데 새로 출시된 포터·봉고 LPG 모델은 이를 개선한 것이 특징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LPG 화물차에 대한 토크, 연비 등에서 만족도가 높아 노후화한 경유 화물차를 대체해 얻는 환경적인 편익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포터·봉고 EV를 판매하고 있지만 짧은 주행거리(211km), 불편한 충전, 생산능력 등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LPG 모델의 경우 2000만원부터 시작하는 찻값과 연료 가격이 저렴해 대중화에도 용이하죠. 실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된 지난달 포터 및 봉고 EV 판매량은 3955대인 반면 LPG 모델은 8661대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LPG 모델이 디젤보다 나은 출력이나 토크를 갖췄다"며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택시, 트럭의 경우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LPG 모델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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