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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제약 이종결합
안정적인 '신약개발 R&D 자금 확보' 관건
2024-04-01 16:30:40 2024-04-01 16:49:11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제약·바이오 시장 진출을 선언한 오리온과 OCI그룹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73%에 대한 인수 금액 5485억원을 전액 납입하고 최대 주주로 등극했습니다. 이로써 국내 대표 식품기업 오리온이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선택한 바이오 신약 개발 시장에 첫걸음을 뗐습니다.
 
오리온이 인수한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ADC 기술과 합성신약 분야에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총 4개의 ADC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했죠. 리가켐바이오가 현재까지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에 달하,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8조7000억원에 이릅니다. 특히 리가켐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는 ADC플랫폼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혈중 안정성이 뛰어나고, 부작용을 최소화해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는 차별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앞으로 오리온은 ADC 신약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입할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관건이죠. 오리온 측은 "리가켐바이오가 라이선스 아웃에 따른 마일스톤을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연구개발에 집중해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OCI그룹은 한미그룹과 상호 지분을 교환하며 통합을 추진했지만, 결국 표 대결에서 패배하며 무산됐습니다. 한미그룹과 통합은 물 건너 갔지만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제약바이오 부문 사업 확장 의지는 확고합니다.
 
이 회장은 연내 추가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는 답변과 함께 "앞으로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OCI그룹의 제약·바이오 부문 포트폴리오 확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2022년에 OCI그룹이 인수한 부광약품이 2년 연속 실적 악화로 고전하며 인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부광약품은 OCI그룹에 인수된 첫해 2억3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는 무려 3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OCI그룹이 신규 M&A보다는 인수한 부광약품의 체질, 실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되기보다는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종 산업 간 결합인 만큼 제약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계획과 신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 시간이 소요되는 리스크를 관리할 능력을 갖춘 후 제약사업의 미래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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