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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나라셀라, 상장 후 실적 '급락'…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 배경은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 청장 선입…감사원 등 거쳐
관료 출신 인사로 시너지 발휘할지 관심
매출 20% 줄고 영업활동현금흐름 음수 전환
와인업황 악화에 지난해 재고자산 18% 증가
2024-04-02 06:00:00 2024-04-0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8: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나라셀라(405920)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외이사로 또 다시 정부 관료 출신을 선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경영자문을 담당해오던 석윤수 사외이사의 자리를 대신하는데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 이어 정부 관료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만큼 향후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나라셀라 홈페이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이어 왕정호 감사원 사무총장 선임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석윤수 나라셀라 이사가 오는 2025년 6월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했다. 교보생명 해외투자담당 전무를 역임한 석 이사는 지난 2022년 5월3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석 대표는 나라셀라의 300억원 규모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 유치 작업 등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이후 석 이사가 선임 당시 임기인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퇴임하는 가운데 나라셀라가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 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끈다.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왕 이사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를 딴 후 감사원 제1사무차장, 감사원 감사위원, 감사원 사무총장, 방위사업청 청장을 역임했다. 왕 이사는 석 이사를 대신해 경영자문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경영자문이란 자금 조달을 위한 정보 등을 제공하는 업무다. 
 
특히 지난해 상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최 전 금융위원장에 이어 정부 관료 출신의 사외이사를 잇달아 선임하고 있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나라셀라는 지난 2022년 석 이사와 함께 최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기업공개(IPO) 드림팀'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증시 불안 등으로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이 최 전 금융위원장 등의 선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거래소가 최 전 금융위원장이 이끌었던 금융위 산하 기관이라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 나라셀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감사원 등에서 오랜기간 업무를 이어온 만큼 경영 투명성 강화와 경영자문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소비심리 위축에 상장 후 실적 감소
 
이 가운데 최근 업황 악화로 인해 나라셀라의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만큼 경영자문 등 관련 업무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나라셀라의 매출액은 853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1072억원) 대비 20.43% 쪼그라들었다. 이는 지난 2021년(884억원)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매출이 줄어들면서 2021년 128억원, 2022년 120억원을 기록해오던 영업이익도 지난해에는 2억원으로 급감했다. 당기순손익도 11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의미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다시 마이너스(-) 전환했다. 지난 2021년 40억원이 유출됐던 현금흐름은 2022년 40억원 유입으로 전환됐다가 지난해 127억원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4배나 많은 유출액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신규 투자 등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로,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기업이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마이너스 전환에는 재고자산이 급증한 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재고자산은 446억원으로 직전연도(377억원) 대비 18.3% 증가했다. 상품은 231억원에서 322억원으로 39.39% 증가했고, 저장품은 5억원에서 8억원으로 60% 확대됐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면 판매량 확보를 위해 재고 확보에 나서지만 매출 증가율보다 높은 재고자산 증가율은 위험 신호로 평가한다. 제품이 잘 팔릴 경우 원재료와 저장품 수를 늘리는 게 보통이지만, 상품 재고가 급증한 데에는 그만큼 제품이 판매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1.61회, 2022년 1.56회, 2023년 1.15회로 점차 줄어들었다. 일자로 계산하면 재고자산이 회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26.71일, 233.97일, 317.39일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대중적 수요가 급증했던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와인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마트(139480)의 종속 기업으로 주류수출입과 주류전문매장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엘앤비의 매출액도 지난해 1806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2064억원)대비 12.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66억원에서 지난해 5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나라셀라의 재무상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87.4%로 직전연도 146.8%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같은기간 총차입금의존도 역시 38.3%에서 32.4%로 감소하면서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20~30%선을 유지하고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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