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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IP 기반 저평가 엔터사 '하이브' 주목
매출액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 99%
위버스 플랫폼·저연차 IP등도 가치 높여
2024-03-27 10:56:29 2024-03-27 17:29:0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가치는 소속 아티스트(IP)의 가치와 직결되는데요. 엔터사들은 아티스트를 '무형자산'으로 회계상 표기합니다. 각 엔터사가 보유한 무형자산을 매출액, 시가총액과 비교해 살펴본 결과 가장 저평가된 엔터사는 하이브(352820)로 나타났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의 무형자산(산업재산권, 소프트웨어, 기타무형자산, 건설중인 무형자산, 영업권)은 2조1652억원, 매출액은 2조178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무형자산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4%이며, 시총(9조3717억원) 대비 비중은 23% 가량으로 나타납니다. 무형자산 뿐만 아니라 하이브의 전체 순자산 기준으로 산정한 주당순자산가치(PBR)도 3배 수준인데요. 이는 빅4 엔터사 중 최저 수준입니다.
 
빅4 엔터사 중 하이브가 타사 대비 독특한 점은 무형자산에서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공격적 사업확장 기조에 따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선 영향인데요. 영업권에는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QC뮤직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법인인 QC 미디어 홀딩스, 어도어, 빌리프랩, 이타카 홀딩스(미국), Exile Music(라틴 아메리카) 등 전세계 하이브 산하 레이블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각 레이블에는 소속된 IP가 있는데요. 하이브가 레이블을 통해 잠재력있는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영업권에 사실상 IP 가치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이브의 영업권 규모는 1조7174억원 수준인데요. 하이브는 회계상 무형자산 항목에 아티스트의 전속계약금을 표기하지 않고 있어 업계에서는 '기타 무형자산'에 포함시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타 무형자산 3641억원과 영업권만 합쳐도 2조816억원 가량입니다. 
 
표=뉴스토마토
 
매출액 대비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두번째로 높은 엔터사는 에스엠(041510)으로 확인됐습니다. 에스엠의 무형자산(상표권, 소프트웨어, 전속계약권, 기타의무형자산, 골프회원권, 콘도회원권)은 2038억6200만원, 매출액은 9610억7000만원입니다. 무형자산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1.2%입니다. 시총 2조1301억원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9%로 조사됐습니다. 
 
세번째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인데요. 무형자산(회원권, 상표권, 개발비, 전속계약금, 소프트웨어, 기타무형자산)은 470억8300만원, 매출액 5691억9500만으로 무형자산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3%입니다. 무형자산이 시총 872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로 나타났습니다. 
 
매출과 시총 대비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 엔터사는 JYP Ent.(035900)입니다. 무형자산(전속계약권, 산업재산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홈페이지, 회원권, 영업권)은 406억4834만원, 매출액은 5665억54만원으로 7.2%로 파악됐습니다. 무형자산이 시총 2조608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했습니다. 실제 JYP의 PBR은 8배 수준으로 대형 엔터사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PBR 기준으론 고평가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형자산내 IP의 정확한 가치 산정이 힘든 상황에서 집계한 수치이지만, 실제 증권가가 분석한 기업 밸류에이션 결과물과 유사한데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엔터사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로 살펴봐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하이브와 에스엠으로 나타납니다.
 
엔터주와 같은 성장주는 해당 분기보다 향후 성장성이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 PER을 기준으로 목표주가를 산정하고 있습니다. 엔터주의 평균 PER은 20~30배 사이입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의 PER은 12배 수준으로 가장 저평가돼 있다"며 "하이브의 경우 PER로 봤을땐 높지만 타 엔터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가 위버스 플랫폼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위버스 수익에는 광고 가치만 포함돼 있지만 콘텐츠를 수익화할 경우 시장에서는 기존 2~3조에서 3~4조원까지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엔터사의 영업이익률을 볼 때 주로 저연차 IP인 7년차 이하 가수들을 보는데요. 이 측면에서 봐도 라인업이 좋은 곳은 하이브입니다. 하이브는 BTS와 세븐틴을 제외하면 뉴진스,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대부분이 저연차입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이 PBR, PER 등 지표를 활용하는 것도 정확한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엔터사 주가가 작년 대비 많이 떨어져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결국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서 오는 혼란일 수 있는 만큼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사옥 외관 (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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