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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양문석 막말 파문…입 닫은 '이재명'
이재명, 격전지 유세 중 '양문석 질문'엔 묵묵부답
양문석, 추가 막말 '줄줄이'…'봉하 사죄'도 안통해
2024-03-19 17:57:14 2024-03-19 18:53:51
[뉴스토마토 김진양·춘천=최병호 기자] 친명(친이재명)계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의 막말 논란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서 시작된 그의 공천 자격 논란은 문제 발언들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양 후보가 참회의 뜻으로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거취에 대한 압박은 누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공론화한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연일 양 후보의 재검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는 여전히 양 후보를 감싸고 있는데요. 그의 거취와 관련해선 일절 말을 아꼈습니다. 공천 파열음이 연일 커지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끝내 고배를 마셨습니다. 민주당 공천이 '비명횡사'로 마무리되면서 논란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 일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이 대표는 이날 강원도 춘천시청광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 후보와 관련한 논란을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의 의견을 취합해 합리적인 최적의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이날 밤 예정된 비공개 최고위 회의가 아직 공천을 마무리 짓지 못한 일부 선거구를 위한 것임을 설명할 뿐 양 후보에 대한 질문은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양 후보의 거취에 재고 논의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이 대표는 손사래를 치며 "이제 마치겠다"고 기자회견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이날 오후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표는 양 후보와 관련해서는 입을 닫았습니다.
 
'동문서답'→"표현의 자유"→"국민 판단"
 
이 대표는 양 후보의 '노무현 불량품' 발언이 알려진 이후부터 줄곧 그를 옹호하는 태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지난 15일 울산 민생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첫 질문을 받았을 때는 "여러분 반갑다"며 동문서답을 했습니다. 
 
이튿날에는 그의 발언을 "표현의 자유"라고 일축했습니다. 주권자인 국민을 폄훼하거나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 등에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지만 국민의 대리인인 정치인들 사이의 비판은 관대하게 바라봐줘야 한다는 첨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양 후보의 발언에 대한 내부 반발이 거세졌습니다.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당의 결단을 요구했고,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후보 자격의 재검증을 요청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양 후보를 만나서도 "여기서 뭐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이날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시민운동을 할 때 정부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고 대통령도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상적이지 않다. 선거에 미칠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재검증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요지부동입니다. 전날 서울 마포 경의선숲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고 그 이후로는 이날까지도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료에 '바퀴벌레·쓰레기'…공관위서도 '언쟁'
 
그 사이 양 후보의 막말은 화수분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가면 쓴 미국인, 매국노'라고 지칭했던 것은 물론 당내 다른 의원들을 상대로 '바퀴벌레, 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밝혀졌습니다. 
 
2년 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문재인 전 대통령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 전당대회 불출마 촉구 여론이 당내 불거졌던 2022년 6월23일 양 후보는 "대선 패배의, 지선 패배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총리의 무능"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핵심 중 핵심이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도 노출됐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과정에서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의미의 비이재명계 비하 은어)은 혐오 발언이 아니다"라며 한 공관위원과 언쟁을 벌인 사실이 전해진 것입니다. 이에 양 후보는 공관위의 도덕성 평가에서 0점을 받았으나 '2인 경선'이 결정됐고, 최종적으로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따냈습니다. 
 
이를 두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공관위 외부위원이 도덕성 문제에서 거의 최하점을 줬고, 경선 자격을 주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사람도 많았다"며 "임혁백 공관위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진양·춘천=최병호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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