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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공수처, 이종섭 출국에 "추가 소환조사 필요"
"조사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수사의지는 드러내
2024-03-12 14:03:15 2024-03-12 17:30:38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해병대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을 받던 핵심 피의자 이종섭 호주대사(전 국방부장관) 출국에 무기력함을 보였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추가소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사 개시 이후 제대로 된 피의자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없이 법무부의 이 대사 출국금지 해제 조치에 '닭쫒던 개' 신세라는 비판을 받는 공수처가 의지만큼 수사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입니다. 성역없는 고위공직자 수사를 천명하고 발족된 공수처지만,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당분간 좀처럼 사그러들기 힘들 전망입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12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앞서 진행된 소환조사는) 수사팀이 생각한 만큼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사팀은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수사팀은 확고하고 소환조사가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수처가 지난 7일 이 대사에 대한 소환조사를 4시간 가량 진행한 것을 두고 '약식조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에 뒤늦은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공수처에 따르면 이 대사는 당시 조사를 통해 공수처에 자신의 휴대전화와 간단한 본인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진술서에는 '수사에 협조하겠다. 소환조사 필요성이 있으면 귀국해서라도 수사를 받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종섭 출국 방조한 적 없어"
 
공수처 관계자는 '재외공관 대사 신분인 이 대사를 국내로 소환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물리적 거리는 있지만 사실 외교관 신분으로서 국내에 들어와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공수처가 이 대사에 대한 수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엔 "수사팀은 (이 전 장관 출국금지 해제에 대해) 법무부에 원칙적인 입장을 냈다"며 "방조한다든지 그런 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이던 지난해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고, 경찰에 적법하게 이첩된 수사 기록을 회수하게 한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8일 이 전 장관 본인이 향후 수사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기호 국방위원장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주 사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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