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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천 잡음' 지속…분신 소동부터 무소속 출마까지
김현아, 여당 공천 반발…"선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국민의힘 노원을 '컷오프' 장일, 당사 앞에서 분신소동
민주당, 현역 김민철·노웅래·설훈·홍영표 지도부에 항의
임종석 "이재명 속내 알겠다"…조만간 거취 결정할 듯
2024-03-02 20:54:15 2024-03-02 20:54:1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여야가 4·10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공천에 속도를 내자 컷오프(공천 배체)에 대한 잡음도 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컷오프에 불만으로 분신 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에선 김민철·노웅래·설훈·홍영표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에 반감을 표출했습니다. 
 
2일 국민의힘은 30개 선거구에서 경선을 벌이거나 우선 공천을 하는 내용이 담긴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영남권에선 현역 3명을 탈락시켰습니다. 김희곤 의원(부산 동래)과 임병헌 의원(대구 중·남구),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을 배제하고 각각 서지영·도태우·이상휘 후보를 공천한 겁니다. 아울러 5선의 김영선 의원과 김현아 전 의원도 컷오프했습니다. 김영선 의원은 애초 창원의창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김해갑으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날 국민의힘 발표엔 김 의원은 두 곳에서 모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김현아 의원은 고양정에 공천됐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철회하고 김용태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습니다. 
 
이에 김현아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공관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다른 예비후보자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린 김현아를 빼놓고 일산에 기반이 전혀 없는 사람을 우선추천한 근거가 무엇이냐"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김현아에게 이렇게까지 가혹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없다면, 이번 선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간 국민의힘에선 공천 파동을 겪는 민주당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공천이 진행된 게 사실입니다. 컷오프된 후보들도 결과에 승복하거나 불출마 선언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분신 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서울 노원을 공천에서 탈락한 장일 전 당협위원장이 이날 오후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반발, 여의도 당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장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깨끗한 공천을 한다고 믿고 있었는데 막판에 난장판 공천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시너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경찰은 장 전 위원장의 옷에 붙은 불을 즉각 소화기로 진화했고, 다행히 그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2일 장일 전 국민의힘 노원을 당협위원장이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분신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분신을 시도한 장 전 위원장을 제압하고, 병원의 이송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보다 일찍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던 민주당에선 컷오프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기 의정부을에서 컷오프된 김민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공천 배제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전략공관위의 결정을 최고위원회에서 다시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의정부을에 권혁기 당대표실 정무기획실장과 이재강·임근재 후보를 경선에 붙이기로 하고, 김 의원은 탈락시켰습니다.  
 
컷오프 항의로 지난달 22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던 노웅래 의원은 이날 농성을 중단키로 했지만,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노 의원은 "부당한 공천을 시정하라는 요구에 당 지도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 "지도부가 이런 상황 인식이라면 총선은 필패고, 지도부는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현역 하위 10% 통보를 받자 탈당을 선언한 설훈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키로 했습니다. 설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이낙연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차후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달 28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를 조선시대 폭군 연산군에 빗대고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면서 "그저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한다"고 직격한 바 있습니다. 
 
2월21일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 부평을에서 컷오프된 홍영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최소한의 합리성과 명분도, 성의도 없는 공천 학살 뒤에서 히히덕대는 부도덕한 정치를 그대로 보고 있지 않겠다"며 "상대를 악마화해 자신 허물을 감추는 정치, 제 잇속만을 탐하는 정치를 바꾸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와 평화의 가치가 온전히 서는 정치로 가겠다"면서 "곧은 정치로 정면돌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공관위는 부평을에서 현역인 홍 의원을 컷오프하고,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2차장과 이동주 의원을 경선에 붙였습니다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실장은 컷오프를 재고해 달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있자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라면서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를 저격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이어 "(당 지도부는) 기동민 의원을 컷오프하면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유감이다"라며 "홍영표 의원을 컷오프하면서 이제는 아예 설명하지 않는다. 유감이다"라고도 했습니다. 그간 임 전 실장은 "최종 거취는 (컷오프 재고에 대한) 답을 들은 후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임 전 실장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임 전 실장이 거취를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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