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공천 배경은 김건희 특검?…무법천지 국힘
국민의힘, 쌍특검법 탓 '무감동 공천'
대통령실 출신 인사, 속속 공천 확정
2024-02-27 17:47:54 2024-02-27 18:42:43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장동혁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현역 불패'를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 공천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방탄을 위한 무법천지 공천으로 전락했다는 의심을 받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특별검사) 법안, 이른바 '쌍특검법'은 오는 29일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탈표를 막기 위해 현역 불패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돈봉투 논란에 휩싸인 5선의 정우택 의원과 이해충돌 논란을 빚었던 3선의 박덕흠 의원이 무난하게 예선을 통과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국힘, 중진 희생 전무…'김선교·박덕흠·정우택' 본선행
 
27일 현재 국민의힘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현역의원은 비례대표인 이태규·서정숙·최영희 의원 총 3명뿐입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총선 승리를 위해 주장한 중진 희생은 전무합니다.
 
특히 정우택 의원과 박덕흠 의원도 공천장을 받았는데요. 정 의원과 박 의원은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이면 경선 득표율에서 15%를 빼는 불이익을 안고도 경선에서 승리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 2022년 지역의 한 카페 사장으로부터 돈봉투를 받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한 지역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이에 정 의원은 돈봉투를 바로 돌려줬고 이후 공식 후원금으로 회계처리를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를 지내던 박 의원은 피감기관들로부터 가족회사가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이해 충돌' 의혹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이에 2020년 9월 자진 탈당했습니다. 이후 경찰 수사에 진척이 없자 박 의원은 약 15개월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했습니다. 경찰은 박 의원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여기에 경기 여주·양평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은 김선교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불법 후원금을 모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김 전 의원은 무죄를 받았지만, 회계담당자가 벌금 1000만원 형을 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 또는 후보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등이 정치자금 불법 수수로 징역형 또는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합니다. 
 
5박7일간의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방탄' 공천 논란고개 드는 '윤심' 논란
 
논란이 있는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순조롭게 공천을 받으면서 '현역 불패'가 계속되는데요.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된 쌍특검법 재표결 이탈표를 우려한 '무감동 공천'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위기 대응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쌍특검 법안 표결을 부결시키기 위해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잘못된 시각이다. (쌍특검은) 작년부터 계속 있었던 얘기인데 어쩌라는 것인가"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이탈표를 우려한 당 지도부가 여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과 대구·경북(TK) 공천 심사를 늦추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강남과 대구·경북 공천 마무리 시점에 대해 "29일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데 그날 다 결론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장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거부권 행사 법률안이 재표결에 부쳐지면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됩니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에서 최소 17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합니다. 강남과 대구·경북 공천 결과는 쌍특검법에 대한 국회 본회의 재표결 이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김건희 방탄' 공천이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여기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경기 용인갑에 전략공천하면서 잠시 사그라들었던 '윤심'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용핵관(용산 참모 출신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도 경북 경산에 단수 공천됐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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