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반갑습니다. 모경종입니다. 힘든 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시고 저녁 식사 맛있게 하세요!"
비가 그친 후 바람이 꽤 차가워진 지난 15일 저녁, 모경종 민주당 인천 서구을 예비후보는 인천 지하철 2호선 마전역에서 여느 때처럼 퇴근길 인사에 나섰습니다. LED 조명으로 장식한 대형 패널을 들고 개찰구 앞을 지키고 있는 모 예비후보를 향해 다가온 한 중년 여성은 "누가 후보냐"고 묻기도 했고, 다른 한 젊은 여성은 "지난번 마트에서도 본 적이 있다"고 아는 척을 하기도 했습니다.
모 예비후보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 후보로 나왔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 '모경종이 누구냐'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출퇴근길 인사를 꾸준히 하다 보니 알아보는 분들도 차츰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경종 민주당 인천서구을 예비후보가 지난 15일 인천 지하철 2호선 마전역에서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모 예비후보는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 차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 청년 정치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2019년 경기도의 '노 스펙 전형' 블라인드 오디션을 통해 10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청년비서관으로 채용되면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때문에 모 예비후보는 "애초에 이 대표의 근처에 가게 된 이유 자체가 공정한 채용 과정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고 (공정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그렇게 뽑은 사람은 제가 거의 유일하다"며 자신을 둘러싼 '친명 프레임'이 적절치 않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해서 이겨내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모 예비후보는 자신의 처가가 있는 인천 서구을 지역에 출마했습니다. 지방에서 상경해 수 차례 이사를 다닌 자신과 달리 지난해 새로운 가족이 된 처가는 인천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며 지역의 변화를 직접 겪어온 주민입니다. 그 역시 아내와 연애하는 10여년간 인천 원당동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는데요. 모 예비후보는 "장인어른께서 그때부터 말씀하셨던 지하철 5호선이 아직도 안들어오고 있다"며 지역 주민의 숙원인 교통 문제 해결을 첫손에 꼽기도 했습니다.
모 예비후보가 마전역 퇴근길 인사에 열중하고 있는 와중에 그를 찍고 있는 휴대폰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모 예비후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모두(Mo Do!) 모경종' 라이브 방송이 동시에 진행 중이었던 건데요. '모(Mo)경종이 한다(Do)'와 모두와 함께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 그의 채널은 개설 2주 만에 구독자가 4000명에 육박하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날 방송에는 100여명의 시청자들이 그와 퇴근길을 함께 했는데요, 간혹 "유튜브보고 찾아왔다"는 주민을 만날 때도 있다 합니다.
실제로 그의 유튜브 채널에는 정치적 어젠다와 예능적 감성을 섞은 콘텐츠들이 다수 업로드 돼 있는데요. 대표 콘텐츠는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서 수렴한 질문들을 모아 답변하는 '모경종의 압박면접'과 모 예비후보가 직접 버스를 타고 지역구 곳곳을 다니는 브이로그 '이번 정류장은 모경종입니다' 입니다.
모경종 민주당 인천서구을 예비후보가 지난 15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모 예비후보는 "데이트할 때 갔던 카페,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점 등을 무작정 찾아다니며 먹방을 찍기도 하고 (그러는 콘텐츠)"라며 "최대한 피해가 안 가게 조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오히려 주민분들이 관심을 갖고 다가와 주셔서 재밌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버스 노선을 선정할 때도 최대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을 고르는 등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를 많이 하려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정치권에서 멀리 있는 일반인들이 봤을 때 재미있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위해 (제작진의) 독립성 유지에 신경 쓰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모 예비후보는 자신의 경쟁력도 이 같은 소통 능력에서 찾았습니다. 검단 신도시로 유입되는 엄청난 인구의 요구를 들어주는 동시에 원도심의 상대적인 박탈감도 챙겨야 하는데, 양쪽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을 뛰어넘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전략입니다. 그는 "시대가 이제는 온라인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세대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하나의 콘텐츠를 내놓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또 다른 콘텐츠를 준비할 수 있는 감각이나 노하우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자평했습니다.
인천=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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