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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올드보이' 귀환에 관치 논란
구자열 LS회장 연임 의지에도 윤 전 장관 낙점에 재계 '의외'
'MB맨'으로, 무역 ·통상 전문성 도마 위에…재계 "글로벌 환경 하루 다르게 급변" 우려
2024-02-19 06:00:00 2024-02-19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한국무역협회 차기 회장에 윤진식 전 산업부 장관이 낙점되면서 관치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초 재계에선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연임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유임이 점쳤으나, 최종적으로 윤 전 장관이 차기 무협 수장이 되면서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무협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회장단 회의와 이사회 회의를 열고 윤 전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총회에 올리기로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무협 회장단은 "윤 전 장관은 무역과 통상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제와 금융 정책을 두루 다뤄본 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전 장관의 공식 선임으로 무협은 김영주 전 회장(2018년 2월~2021년 2월) 이후 3년 만에 다시 관료 출신 회장이 협회를 이끌게 됩니다.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무협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주로 기업인들이 수장을 하다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슈가 불거진 2006년 이후 본격적으로 관료 출신 인사를 수장으로 앉혔는데요.  
 
이에 따라 전임 △이희범(26대) △사공일(27대) △한덕수(28대) △김인호(29대) △김영주(29·30대) 전 회장 이후 다시 전직 장관 출신 관료를 회장으로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간 2021년 구자열 현 회장(31대)이 15년 만의 민간 출신 무협 회장으로 기록될 정도로 무협은 '관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재계에선 관료 출신 회장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출신의 인사가 선임되면 현장을 잘 알다보니 기업 니즈를 해결하는 데 장점이 있는 반면, 관료 출신의 친정부 인사의 경우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고 관치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어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가야 기업이 산다"고 지적했는데요. 정부가 협회를 통해 기업을 관리한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관치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데요. 윤 전 장관은 재무부 국제금융국장, 대통령 경제비서관·정책실장, 관세청장, 재경부 차관, 산업부 장관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대선 당시에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 상임고문으로 활동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은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윤 전 장관의 무역·통상 분야의 전문성도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에서 포스코·KT 등 소유분산 기업 수장 선임 때마다 세평에 오르내린 바 있습니다. 재계에선 정부와의 친소 관계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윤 전 장관은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  7인의 특별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윤석열정부 인적 구성이 사실상 'MB(이명박정부) 시즌2'로 비치는 상황에서, MB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과 정책실장을 지낸 윤 전 장관은 MB정부 최측근으로 불리는 '올드보이'로 분류됩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미국 대선 등 통상 환경에 대응키 위한 선임이라고 하는데, 글로벌 교역 환경은 하루 한달이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며 "14년 전 올드보이 관료 출신 인사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무협은 지난 13일 임시 회장단 회의에서 윤 전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추천한 바 있습니다. 오는 27일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 선임안이 통과되면 윤 전 장관은 구 회장의 뒤를 이어 새 무협 회장으로 취임해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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