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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대통령 순방 연기에 '당혹'
순방 나흘 앞두고 일정 순연…재계 비즈니스 신뢰에 타격
"취소 이유 모른다. 통보만 받아"…경제사절단, 4월 총선 후 재구성될듯
2024-02-15 15:56:30 2024-02-15 19:00:15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재계가 갑작스러운 경제사절단 일정 연기에 당혹해하고 있습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경제사절단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독일·덴마크 순방에 동행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갑작스럽게 순방 계획을 연기하면서 동행 기업들은 기존 일정을 부랴부랴 다시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는데요. 순방 일정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기업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현지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던 기업들의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특히 순방 일정의 순연 이유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재계는 내부적으로 부글부글한 분위기입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배터리, 화학 기업 등 수장들이 대거 동행할 예정이었습니다. 대한상의와 한국경제인협회는 독일 경제사절단, 덴마크 경제사절단 모집을 각각 나눠 맡았습니다. 경제사절단은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인 행사를 통해 참가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키 위해 구성됐는데요. 현지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예정이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회장.(사진=연합뉴스)
 
재계 관계자는 "취소 이유는 모른다. 일정상 연기해야 한다는 통보만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재계 안팎에선 이번 경제사절단으로 독일과 덴마크에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및 바이오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이 나올지 기대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순방 무기한 연기로 선정 기업들이 피해를 떠안게 됐습니다.  
 
경제 사절단에 동행하려했던 기업들은 공개적인 불만은 자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부글부글하는 기류를 보였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의 일방적 취소에 비즈니스 파트너인 상대국에도 손해를 입히며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업 수장급 미팅은 보통 3~4주 전 물밑에서 조율하는데, 예정됐던 순방이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취소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서 비즈니스 신뢰에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기업인들의 일정은 일분 일초가 빠듯하게 짜여져야 하는데, 불과 나흘 전에 순연 통보가 되니 일정 변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눈치가 보이니까 대놓고 컴플레인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일정 차질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습니다. 일부 기업의 경우 현지에 이미 도착해 행사를 준비 중이거나, 항공권 예매와 숙박 예약을 마친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 관계자 역시 "애초에 선거가 얼마 안남은 상황에서 해외 순방을 추진한 게 정무적 감각이 떨어진 결정"이라며 "피해를 보는 건 한국 기업들"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순방을 앞두고 취소한 건 상대국에도 결례지만, 제멋대로 행보의 극치"라며 "현 정부에서 기업인들을 대동하는 경제사절단을 최대 규모로 꾸리는걸 치적으로 홍보하는데, 기업인들을 대동한 보여주기식 행보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순방이 연기되면서 경제사절단이 언제 다시 꾸려질지도 불확실한 상황이 돼버렸는데요.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유 보다는 '다음 주로 준비 중이었는데 딜레이 됐다'는 정도만 전달 받았다"며 "다시 짜여지는 순방 일정에 맞춰 추후 기업인들을 다시 모집해 경제 사절단을 꾸릴 예정이다. 기존 모집했던 기업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야권에선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정치 쟁점화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순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과거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이유로 순방 일정을 늦춘 적이 없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으로 곤궁한 상황인데, 해외 순방에 나서며 환하게 웃는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담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했습니다.
 
추후 경제사절단은 4월 총선 이후 다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순방 지연의 구체적인 진위 여부를 떠나 이런 식의 혼선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기업들"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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