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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갈등에 '조국의 늪'까지…민주당 '진퇴양난'
조국, 부산서 창당 선언…민주당, 선거연대 '선긋기'
"저쪽은 중진 헌신 압박"…당 내부선 '총선 어쩌나'
2024-02-13 17:52:27 2024-02-13 18:21:1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선거제 개편 논란으로 두 쪽이 났던 민주당이 또다시 '겹악재'에 직면했습니다.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과 함께 '조국의 늪'이 덮치면서 갈 길 바쁜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계파 갈등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자, "단결만이 답"이라며 결집을 독려하고 있지만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창당 선언을 한 조국 신당과의 연대는 민주당의 외연 확장을 막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의 수 싸움이 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윤석열정권 심판"…신당 창당 공식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3일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4월10일은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정권 심판뿐 아니라 복합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창당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국가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신당의 비전을 제시했는데요. 창당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고 민생 회복과 경제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자신의 정치적 행보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다만 조 전 장관은 총선 출마 방식에 대해서는 "혼자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맘대로 이런다 저런다 할 수 없다. 모인 분들이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는데요.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에는 "민주당에서 저에 대해 여러 입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입장, 차이 모두 존중한다. 민주당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신경 쓰면서 행보를 결정하지는 않을 생각"이라면서도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 당연히 민주당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민주 "조국 신당, 선거연합 대상 아냐"
 
대중의 시선은 자연스레 민주당이 추진하기로 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으로 향합니다. 현재 민주당은 용혜인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새진보연합과 진보당, 연합정치시민회의 등과 선거연합 구성을 논의 중인데요. 원내 군소정당들에는 손을 내밀었던 민주당이지만 조국 신당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인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국회에서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박홍근 민주당 민주연합추진단장, 용혜인 새진보연합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조성우·박석운·진영종 연합정치시민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의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은 조 전 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설령 (조 전 장관의)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윤석열정권 심판) 절실함에 동의하는 정당과 시민사회가 하나로 뭉쳐야 하며 중도층을 포함해 보다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조 전 장관을 향해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 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진보진영의 승리는 중도층, 중원의 많은 지지를 확보해야만 가능할 텐데 (조국 신당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비슷한 시각을 유지했고, 홍익표 원내대표 역시 전날 국회에서 "조국 신당과 (야권 비례연합정당 가능성을)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공천 잡음 중심에 '이재명'임계점 치닫는 계파 갈등 
 
민주당의 암초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현역 하위 20%' 통보를 앞둔 민주당 내부에선 연일 공천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심에 이재명 대표가 자리 잡으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에만 '이 대표가 공천 적합도가 낮은 후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권유했다', '서울 도봉갑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인재근 의원을 만나 불출마를 요청했다' 등의 보도가 이어졌는데요. 
 
당대표실 관계자는 "인 의원이 먼저 총선관련 의견 교환을 위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했다"며 "이날  인 의원이 22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해당 보도의 내용을 정정했습니다. 
 
그럼에도 공천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직접 나서는 듯한 모습은 공천 개입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간의 집안 싸움을 멈추고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저쪽(국민의힘)은 중진들의 희생과 헌신을 압박하면서 낙동강 벨트, 한강 벨트에 이어 경기도 반도체 벨트까지 경쟁력 있는 인물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쪽은 누가 찐명(진짜 이재명)이냐, 대선 책임이 어디 있느냐로 싸우는 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광석화 같은 이재명의 사이다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됐다"며 "선수와 관계없이 경쟁력이 있는 친명과 친문의 핵심 의원들을 민주당이 가장 약세인 부울경과 충청강원권에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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