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최병호·김진양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비례대표 선출 방식으로 현행의 '준연동형'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준연동형과 병립형 회귀의 기로에서 장시간 고민한 끝에 "국민이 '멋지게 이기는 길'을 열어달라"며 승부수를 띄운 것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 찾겠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치 참배를 마친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걸음'"이라며 "깨어 행동하는 국민들께서 '멋지게 이기는 길'을 열어주시리라 믿겠다"고 이 같은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선거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일괄 위임했을 때만 해도 '권역별 병립형'을 선택할 것이란 게 중론이었습니다. 전일 저녁 최고위원들과의 만찬에서도 선거제와 관련한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절충형'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죠.
하지만 이 대표가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과 광주의 시민사회 원로들을 연달아 만난 것이 '준연동형'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게된 계기로 보이는데요.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들까지 다 함께 힘을 모아서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 정치를 바꾸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대선에서도 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한 바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국민'을 수 차례 언급하며 자신의 선택이 국민을 향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그는 "우리에겐 믿음이 있다. '국민은 언제나 옳았고, 더디지만 역사는 진보한다'는 바로 그 믿음"이라며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이 신념은 어떠한 난관도 헤쳐나온 민주당 정신의 정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며 "대의를 따라 국민을 믿고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패 들어야하는 불가피함 이해달라"
동시에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 논의를 길게 끌고올 수 밖에 없었던 책임을 국민의힘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칼을 들고 덤비는 상대를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었다는 논리입니다.
그는 "지난 총선부터 병립형을 준연동형으로 바꾸었으나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이 맞대응 함으로써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며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 우선배정 방안을 골자로 하는 '제3의 길' 역시 국민의힘의 반대에 가로막혔다는 주장도 이어졌습니다.
이 대표는 "여당은 소수정당 보호와 이중등록을 끝내 반대했다"며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준연동제에서 여당의 반칙에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양자 중 택일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인데요. 이 대표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을 인정하겠다"며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 민주당의 승리와 국민의승리를 이끌겠다는 구상입니다.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하며 거듭 머리를 숙인 이 대표는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달라"며 "민주개혁세력의 총단결로 대한민국의 퇴행을 막고 총선승리로 새로운 희망의 문을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광주=최병호·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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