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거부한 ‘박순영’…조희대 선택 ‘주목’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대법관 후보에 이름 올라
지난해 대통령실 ‘이념 성향’ 문제 삼고 거부 시사
노동법 전문가·여성…대법원 다양화 기대 평가
2024-01-26 16:14:09 2024-01-26 18:12:42
 
 
[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가 대법관 후보 6명 중 1명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에도 대법관 제청 후보자에 이름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거부 의사를 드러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대법관후보추천위, 6명 후보 압축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 총장)는 전날 오후 회의를 열고 42명 후보 가운데 6명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조한창(58·사법연수원 18기) 법무법인 도울 변호사, 박영재(54·22기) 법원행정처 차장, 엄상필(55·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순영(57·25기) 서울고법 판사, 신숙희(54·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 이숙연(55·26기) 특허법원 고법판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추천받은 후보들의 주요 판결이나 그동안 해온 업무 내용을 공개하고 법원 안팎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2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입니다.
 
대통령실, 지난해 ‘박순영’ 거부 시사 논란  
 
추천 후보자 6명 중 눈길을 끄는 인물은 박순영 판사입니다. 그는 지난해 6월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도 대법관 후보자 8명 명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후보자 2명의 이념 성향을 문제 삼고 제청도 전에 임명 거부를 시사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이름이 공개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법조계에서는 2명 중 1명으로 박순영 판사가 거론됐습니다. 김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21년 3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는데, 이때 관행을 깨고 임명된 터라 '김명수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대통령실의 이런 사법부 압박 분위기는 그 자체로 논란이 됐습니다. 대법원장이 아직 제청 명단을 올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거부를 시사한 것이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고, 사법부 흔들기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김 전 대법원장은 비교적 ‘중립 성향’으로 평가받는 후보 2명을 제청했는데,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의 갈등 국면을 피하고자 한 결정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노동법 전문가·여성…대법원 다양성 기여 전망
 
이런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박 판사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후보로 선택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누구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떠나 박 판사는 대법관 구성 다양화에 기여할 인물로 꼽힙니다.
 
박 판사는 노동법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 노동전담부서를 거쳤고, 대법원 재판연구관 재직 시에도 근로사건전담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노동실무연구회에서도 활동하며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노동 사건을 맡아 전향적 판결을 내렸다는 평을 받습니다.
 
노동사건이 집단 분쟁에 이어 개별 분쟁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라 노동전문 대법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날이 커졌는데, 박 판사가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아울러 박 판사가 여성이라는 점도, 대법원 다양성에 도움이 된다는 관측입니다. 현재 대법관 11명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합니다.
 
조 대법원장은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성 (대법관) 비율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나 소외됐던 지역 출신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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