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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학교서 '유해 물질'…"안전 기준 마련해야"
조사 제품의 38.3%, '위험' 수준 유해 물질 검출…'주의' 수준도 43.2%
칠판서 납 50,100ppm 검출되기도…"학생들, 학교서 접촉할 수 있어"
2023-12-05 17:16:04 2023-12-05 17:52:06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서울 일부 학교의 칠판 등 4개 제품군에서 납·카드뮴과 같은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조사한 제품의 38.3%는 '위험' 수준의 유해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교육·시민단체는 학교용품의 안전 기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안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체육관 충격 보호대, 조사 제품 모두 유해 물질 '주의'·'위험' 수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5일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서울 소재 초등학교 유해 물질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들이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0월 1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지역 15개 초등학교의 교실 칠판과 게시판, 체육관 충격 보호대, 도서관 소파에 대한 유해 물질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81개 제품 가운데 31개(38.3%) 제품에서 '위험' 수준의 유해 물질이 나왔습니다. '위험' 수준은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른 어린이 제품 공통 안전 기준을 적용해 납 100ppm, 카드뮴 75ppm 이상이 들어있는 경우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주의' 수준의 제품(납 41~99ppm·카드뮴 41~74ppm)이 35개(43.2%)로 가장 많았고, '안전' 제품은 15개(18.5%)에 그쳤습니다.
 
'위험' 수준의 납 검출 비율이 가장 높았던 제품은 칠판이었습니다. 칠판 14개 중 9개(64.3%)에서 납이 152~50,100ppm 수준으로 검출됐습니다. 어린이 제품 공통 안전 기준보다 최대 501배 높은 수치입니다.
 
체육관 충격 보호대의 경우 조사한 14개 제품 모두 유해 물질이 '주의'(6개) 또는 '위험'(8개)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위험' 수준의 제품에서는 납 377~14,300ppm이 검출됐으며, 제품 모두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일부 학교의 칠판 등 4개 제품군에서 납·카드뮴과 같은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박수미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사무국장이 5일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서울 소재 초등학교 유해 물질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도중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학교용품은 안전 기준 없어…"실태조사 진행해야"
 
교실 게시판은 20개 가운데 6개(30%)가 '위험' 수준으로 127~2763ppm의 납이 검출됐습니다. 게시판 역시 납이 검출된 제품 전체가 PVC 재질이었습니다.
 
도서관 소파는 90% 이상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총 33개 중 22개(66.7%)가 '주의', 8개(24.2%)가 '위험' 수준으로 5개 소파의 경우 154~4494ppm의 납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박수미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사무국장은 "4개 제품군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문제는 납이 고농도로 함유돼 있다는 점과 PVC 재질이 주로 사용됐다는 것"이라며 "납·카드뮴 등은 공기 중에 먼지 형태로 존재해 학생들이 학교에서 피부 또는 호흡기를 통해 접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체들은 학교용품의 안전 기준이 없어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된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으로 인해 어린이 완구나 학용품 등에는 안전 기준이 있으나 칠판·게시판 등 학교용품의 안전 기준은 없는 상황입니다.
 
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분석 팀장은 "PVC 재질에는 발암성 물질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관리되고 있지 않은 초등학교 내 시설 및 제품의 안전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전국 최초로 '학교 교육 환경 유해 물질 예방 및 관리 조례'를 제정했으나 이행 방안과 후속 조치가 미흡한 상태"라며 "조속히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교육 현장의 유해 물질 실태 조사를 진행한 뒤 더 안전한 학교용품 사용을 확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일부 학교의 칠판 등 4개 제품군에서 납·카드뮴과 같은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김성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이 5일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서울 소재 초등학교 유해 물질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도중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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