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개딸'이 문제…응답 없는 이재명 https://youtu.be/O9d9i-jSAFE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민주당이 '설치는 암컷'이라는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린 가운데,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이라 불리는 강성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딸을 끊어내라"는 요구가 거듭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친명 호위무사'로 전락한 개딸 '강성 팬덤'
이원욱 의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강욱 전 의원의 망언, 아직 당의 대응은 끝나지 않았다"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최 전 의원을 징계한 당의 처분을 비판하는 개딸 팬덤을 직격한 것인데요.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최강욱 전 의원에 대해 기존과는 다르게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징계했다"며 "이 대표의 뜻이라면 뭐든 환영하고 따르던 개딸 강성팬덤이지만 이번 사태에는 당이 내린 결정에 반발하며 최강욱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의 진짜 뜻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강성 지지자들의 행보를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은 물론,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이날에도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두둔하거나 그에 대한 징계를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 전 의원을 징계하듯 비명계 의원들을 징계하라는 성토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비도덕적 행태를 보인 민주당 정치인은 친명(친이재명) 의원이 많았다. 이 대표는 그들에게 지나친 친절과 끝없는 관용을 보였고, 강성 팬덤은 강성 친명의원들의 지킴이가 돼 도 넘은 행동을 일삼았다"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민주당의 막말과 국민 비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 대표의 '진정성'이 필요하다"며 "첫 수순은 개딸 강성 팬덤, 강성 유튜버와 결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성 친명주의자에 대해서도 징계가 필요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당헌·당규에 따라 실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을 발족한 김종민 의원도 같은 의견을 전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물러나야, 지도부가 제지도 좀 하고 경고도 하고 먹힐 것"이라며 "계속 이장은 하고 있으면서 '이거 문제다, 하지 마라' 하니 거기 있는 분들이 신경 안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딸에 끌려다니면 당 망한다"…이재명은 '침묵'
혁신계 의원들이 개딸과의 결별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강성지지자들은 가결을 주장했던 의원들을 상대로 문자 폭탄 세례를 가했는데요. 체포안 가결 직후에는 '가결파'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현수막 테러·항의 시위를 하는 등 수위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이 대표와 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결국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자제를 촉구하기는 했지만 게시글 이외에 구체적인 행동이 수반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대표의 소극적인 대응은 결국 민주당 원로의 쓴소리까지 불러왔습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MBC에 출연해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망한다"고 일침했습니다. 그는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민주당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떠받드는 세력들이 하고 있으니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했던 것이 문제"라며 강성 지지층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당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력하게 징계하는 것 외에 당의 조치는 없다"고 조언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최 전 의원 이외의 추가 징계 의사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당의 단합을 해치는 모욕적 언행을 이유로 윤리심판원 징계 절차에 회부된 양문석 위원의 징계를 미루고 있고, 최 전 의원의 발언 현장에 있었던 민형배, 김용민 의원 역시 논의의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 대표는 여전히 말로만 단합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총선이라고 하는 큰 정치행사를 앞두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갈등과 분열 상황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당 지도부는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당헌·당규, 시스템 공천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원칙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당을 운영해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몸가짐, 마음가짐, 행동과 말을 철저하게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다수가 요구했던 '개딸과의 결별'에는 침묵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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