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사들이 금융당국 압박에 못이겨 저마다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저축은행업계는 유독 조용합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는 연내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상황에서 상생금융에 동참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재 저축은행의 중점 과제는 리스크 관리"라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는 현재 적자 실적에서 벗어나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상생금융 압박이 저축은행으로까지 확산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권에 직접적으로 상생금융을 주문한 것과는 상반된 것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금융지주회장들과 만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등 상생금융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다른 2금융권 금융사들이 잇따라 상생금융 계획을 알리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입니다. 손해보험업계는 공동으로 40억원을 서울시 난임 수술 비용에 지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5000억원 규모의 보험료 인하와 사회공헌기금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한라이프도 최근 청년 대상 고금리 연금 상품을, 새마을금고는 취약차주 대상 중금리 신용대출과 저신용자를 위한 특례보증상품 출시를 계획 중입니다. 카드업계선 올해 7월 이후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가 상생금융안을 내놨습니다.
올 들어 저축은행의 적자는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총 9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 1분기에도 523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것에 비해 적자가 심화된 것입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5000억원 가량 순이익이 감소했습니다. 2014년 2분기 이후 9년만의 적자였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5%대였던 연체율은 3분기에 더 올라 6%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기순이익도 2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내년에도 저축은행 실적 전망은 어둡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금융산업 전망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높은 자금 조달 비용과 건전성 부담으로 내년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시됐습니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지주사 차원의 상생금융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상생금융에 나선 것은 금융지주 차원에서 정부 방침에 화답한 것으로 본다"며 "저축은행업권으로 확산하는 등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가운데)이 지난 2022년 7월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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