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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실적 엇갈린 평가…국내 ‘호평’ 미국 ‘실망’
매출 증가 대 이익 하락…'뭣이 중헌디?'
IBK증권 "쿠팡이츠 성장에 주목"
2023-11-16 02:00:00 2023-11-16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쿠팡 3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에선 좋은 평가가 이어졌으나 정작 주가는 하락해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국내에선 매출 증가를, 미국에선 이익률 하락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결과로 풀이됩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쿠팡(종목기호 CPNG) 주가는 3.53% 상승한 15.85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은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시장의 예상치(4.1)보다 낮은 4.0%로 집계되면서, 나스닥지수가 2.37% 급등하는 등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어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입니다. 이에 미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 등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였으며 주식시장도 금리 부담을 덜어내며 환호했습니다. 
 
쿠팡의 상승은 시장 전체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 전까지는 줄곧 약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뉴욕증시(NYSE) 상장기업 쿠팡은 지난 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액은 작년 3분기보다 18% 증가한 8조1028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1146억원입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분기 매출로 8조원을 돌파한 것과, 활성고객이 2000만명을 넘어선 점을 들어 호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특히 일부에서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이마트의 매출을 눌렀다는 점을 강조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쿠팡-네이버-이마트 등 국내 유통 공룡 3사의 경쟁에서 쿠팡이 승자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으로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쿠팡의 매출은 서프라이즈 수준은 아니어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처음으로 연간 실적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EPS 월가 예상치 하회…주가 하락 
 
이렇게 국내에선 좋은 반응이 쏟아졌지만 정작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쿠팡 주가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기도 한참 전인 9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8월만 해도 20달러를 돌파할  것처럼 기세를 올렸으나 하락으로 돌아선 후 멈추지 않았습니다. 실적을 확인한 뒤에도 추세를 돌리지 못해 15달러까지 밀려났습니다. 14일 CPI 호재로 모처럼 반등했으나 이것이 하락의 끝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쿠팡에 대한 국내의 호평과 주가에 온도 차가 나타난 것은 미국 현지에서 무엇을 더 중시했느냐로 갈린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쿠팡의 매출이 성장한 것보다 이익률이 떨어진 것에 주목했습니다. 월가에서 예상한 쿠팡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7달러입니다. 실제 EPS는 0.5달러였습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쿠팡의 이익이 전망치를 빗나가면서 매출과 이용자 수 증가가 무색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론 증가했지만 2분기보다는 감소했습니다. 1개 분기이지만 추세를 이탈한 것입니다. 
 
혹시라도 이같은 시각차가 환율에 따른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은 주로 국내 영업을 하지만 달러로 환산해 실적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착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 3분기말 원달러환율은 1430원으로 지난 9월말 1349원보다 상당히 높았습니다. 달러를 기준으로 실적을 파악하는 미국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번에 더 부풀려진 숫자를 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커머스기업, 매출성장이 중요
 
그럼에도 쿠팡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미국 투자자들의 평가가 박해 주가는 하락했지만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쿠팡의 핵심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매출은 59억6602만달러(7조7780억원)로 작년 3분기보다 21% 증가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쿠팡의 3분기 실적에서 디벨로핑 오퍼링 사업부문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사업부문의 3분기 매출은 41% 증가했습니다. 
 
특히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10%에서 20%까지 커진 것이 눈에 두드러집니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디벨로핑 오퍼링 사업부를 보수적으로 운영하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판촉을 강화하고 공격적으로 운영. 쿠팡 와우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이 쿠팡이츠에서 주문할 경우 10% 할인해주는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쟁기업과의 점유율 싸움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세를 키우는 이커머스 기업들에겐 당장의 이익보다 매출 성장이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한 분기 이익 하락에 실망하기보다는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쿠팡의 올해 최저가는 지난 3월에 기록한 13달러이므로 현재 주가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가 하락 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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