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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성장 더뎌도 주가 괜찮겠네
고금리 경제둔화 지속…미국 대선·전쟁 변수
불황 터널 나온 반도체·화장품·리츠 등 주목
2023-11-13 02:00:00 2023-11-13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2024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날씨는 ‘흐림’이어도 주식시장은 차차 갤 전망입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전쟁과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변수가 되겠지만 우리 수출기업들은 회복세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3년을 한 달여 앞두고 증권사들이 2024년 경제 및 산업 전망과 주식·채권 투자전략 리포트를 속속 발간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아직 발행 전인 증권사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전망을 정리하면 내년 경제도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당선시 화석에너지로 ‘리턴’
 
올해 세계 경제를 짓누른 고금리는 내년에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은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돼 이에 따른 소비 둔화와 투자 감소로 경제도 둔화를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모두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으나,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 2%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장금리가 형성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선 이르면 내년 6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미국의 실질임금과 근원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해 2% 부근에 안착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중동지역의 전쟁이 어떤 식으로든 종결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끝나지 않더라도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국지전, 지상전이 지속된다면 각국의 경제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의 대척점에 선 이란의 개입과 확전,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강화되고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입니다. 이 경우 국제유가를 자극해 전 세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반중 기조에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 정책이 겹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친환경, 확대재정(증세)을 표방하는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는 긴축재정(감세), 전통적(화석) 에너지에 힘을 주고 있어, 어느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투자의 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불황→회복’ 섹터에 관심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 부근입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은 2.2%를 예상했습니다. 
 
모두가 기대하는 것처럼 반도체 업황이 회복하면서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국내 수출은 대중국 무역 악화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같진 않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국산화율 확대와 2차전지 밸류체인의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아 무역수지 훼손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반도체가 회복한다고 해도 2017~2018년 수준의 대중국 무역수지 회복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고금리가 유지되는 한 원달러환율도 예전 수준의 회복은 어렵겠지만,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한 약달러와 맞물릴 경우 낙폭이 조금 커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노출도가 커져 달러화 변화에 민감해진 결과입니다. 하나증권은 내년 원달러환율을 상반기 1300원대 초반, 하반기 1270원 부근으로 예상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평균환율을 1280원으로, 현재 150엔대까지 오른 엔달러환율은 130엔 중반으로 하락을 예상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KB증권은 2024년은 과잉긴축 위협으로 시작하겠지만, 위기는 되려 증시 바닥을 위한 조건이라며 ‘금리하락+증시하락’의 공포에 매수해 2024년의 가운데 토막을 취하라고 권유했습니다. 
 
KB증권은 올해 연말과 내년 초 실적 전망 하향에 따른 짧은 둔화를 거쳐 느리지만 회복하는 이익률이 증시를 완만한 상승세로 돌려놓고, 연말엔 다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연말 연초엔 밸류에이션이 높고 주가와 실적을 받쳐주는 개별종목, 연중엔 회복 강도가 강해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조선, 상사, 호텔레저, 필수소비재 등 실적 회복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의 특성상 경기사이클 연관성에 주목, 올해 불황이었다가 내년에 천천히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섹터와 업종으로 관심군을 좁히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업종을 △불황 △회복 △호황 △후퇴 사이클로 구분해 2024년 △불황이 예상되는 업종에 2차전지, 인터넷, 통신서비스, 운송, 지주회사, 유통을 꼽았습니다. △회복되는 섹터는 음식료, 리츠, 디스플레이, 제약·바이오, 레저, 미디어·광고, 전기전자, 철강금속, 건설, 화학, 반도체, 섬유·의복, 유틸리티, 게임이며 △호황은 화장품, 보험, 조선, 엔터, 정유, 방산, 기계입니다. △후퇴 국면에 들어선 업종은 자동차, 은행, 증권을 지목했습니다. 
 
주가 전망 역시 이와 흡사한데, 유일하게 후퇴 국면으로 분류한 은행이 주가 전망에는 회복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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