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석유화학업계의 업황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LG화학과 후순위 업체간 실적 격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업계 평균적으로 영업손실을 보는 와중에 LG화학만 흑자를 방어하는 선방이 두드러집니다. 반면 중국발 신증설 물량이 대거 풀리는 제품 중심으로 국내 관련 생산 업체들의 위기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영업이익 감소추세가 지속됩니다. 작년 하반기 영업손실 적자전환한 업체들이 과반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올 3분기까지 LG화학이 흑자노선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적자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LG화학이 흑자를 방어한 데는 다각화된 사업역량이 부각됩니다. LG화학은 벌써 전기차용 이차전지 및 반도체 소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게 됐습니다. 이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화학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은 국내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합니다.
최근 업계가 부진한 데는 중국의 저조한 리오프닝효과 등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대중국 석유화학 수출이 계속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파라자일렌 등을 만드는 화학 대기업들의 마진이 줄어드는 형편입니다. 중국 내 관련 신증설 물량이 대거 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필렌의 경우 LPG 가스 기반 화학 설비에 신규 투자한 SK어드밴스드와 효성화학 등의 실적이 저조합니다. 그밖에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SK에너지,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NCC, GS칼텍스, 한화토탈,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만 해도 프로필렌 생산업체가 넘칩니다. 이달 들어 프로필렌 시장은 거래 자체가 한산합니다. 업체들이 인위적 감산에도 나섰지만 수요단의 관망세가 짙은 국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내 프로필렌 저가 물량이 늘어나 수입 수요가 높지 않다”며 “증설물량은 앞으로 시장 내 더 많이 풀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화학섬유계열 원재료인 파라자일렌(롯데케미칼, 에쓰오일, SK지오센트릭, GS칼텍스, 한화토탈, 현대코스모, 울산아로마틱스 생산)은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판매가는 올랐지만 마진은 줄었습니다.
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은 업체들의 감산 또는 가동률하락 등으로 공급과잉은 완화되고 있으나 수요단에서 적극적인 구매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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