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찍고 강남까지…막 오른 건설사 수주전
한양·가락프라자, 20일 시공사 입찰
강남·여의도 일대, 상징성·사업성 높아
2023-09-19 15:47:57 2023-09-19 16:27:03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알짜 정비 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건설사 수주전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공사비 인상과 미분양 등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독 입찰로 수의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안’이 개정되며 여의도와 강남 일대 노후 단지를 잡기 위한 작업이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여의도 한양 아파트 모습.(사진=백아란기자)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강남·송파·서초구 등 강남 3구와 영등포구에서 조합설립인가 단계인 정비사업지는 8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시가 재건축·재정비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올해 하반부터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를 기존 사업시행인가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과 상징성이 확실한 강남 부촌 등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정비 사업에도 가속도가 걸린 것입니다.
 
건설사들의 수주전도 본격화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여의도 일대 아파트를 둘러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내건 재건축 사업 추진 축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치솟은 금리와 공사비 등으로 얼어붙어 있었던 업계 분위기가 무색하게도 수주를 위해 일종의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앞서 삼성물산의 김명석 주택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새로운 주거상품 '넥스트 홈'을 선보이며 “여의도와 압구정, 성수동 등 랜드마크 지역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눈길을 끄는 곳은 오는 20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는 ‘한양 아파트’입니다. 1975년에 준공된 한양 아파트는 여의도 일대 재건축 추진단지 중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하며 ‘재건축 1호’ 타이틀을 달고 있어 상징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도 삼성물산 등 10여개 건설사가 대거 참석하며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미 입찰 의사를 밝힌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제안하며 경쟁 구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형 건설사 현수막 걸고 러브콜…출혈경쟁 우려도
 
올해로 46년이 된 공작아파트의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상위 10대 건설사를 비롯해 총 12개사가 참여했습니다. 공작아파트는 오는 21일까지 시공사를 모집합니다.
 
이어 국내 최초의 단지형 고층아파트인 시범아파트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들이 플랜카드를 내걸며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시범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서울시 신통기획을 통해 최고 65층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을 예고한 만큼 건설사의 수주 경쟁이 전망되며 광장아파트와 목화 아파트 또한 조합설립인가 단계로 시공사 선정을 앞둔 상태입니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 모습.(사진=백아란기자)
 
강남권에서는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가 이달 20일 시공사 입찰을 진행합니다. 현재 가락프라자 아파트에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현수막을 걸며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밖에 개포동에서는 개포주공 5단지는 이달 1일까지 주민공람을 마친 후 조만간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초고층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압구정 아파트를 비롯해 은마아파트도 조합 설립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건설사 간 수주전이 재개되며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해 한남2구역을 두고 벌어진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과 같은 치열한 경쟁으로 상호 비방이나 경쟁 과열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섭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강남과 여의도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단지는 상징성도 크고 사업성도 어느 정도 보장됐기 때문에 어떤 건설사들이 입찰에 들어갈지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현장설명회에 오는 것만으로는 입찰에 참여할지 다 알 수 없지만, 분위기는 상반기와 비교해 달라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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