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수주 반토막…믿을 건 공공공사 뿐인데
올해 6개월째 수주액 감소…"민간부문 위축 영향"
가덕도신공항 등 대형 공공공사에 기대
SOC사업 변수 많아…"발주까지 지켜봐야"
2023-09-19 06:00:00 2023-09-19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올해 국내 건설수주액이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공공공사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가 계획을 내놓은 데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등 대형사업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말 정부 예산안의 국회 통과와 내년 총선 등 변수가 많아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19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월 대비 44.9% 감소한 10조1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공공부문 수주액이 3조5803억원에서 3조5484억원으로 0.9% 감소할 때 민간부문은 14조6041억원에서 6조4666억원으로 55.7% 쪼그라들었습니다.
 
지난 2019~2021년 7월 평균 수주액과 비교하면 전체 수주액은 7조원 가량 줄었는데, 공공부문에서 1000억원 늘어난 반면 민간에서 7조1000억원 감소했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수주의 경우 도로교량과 철도궤도 수주가 증가했지만 토지조성과 발전송배전 등 토목수주가 감소했다"면서 "민간에서는 신규주택 수주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고, 공장과 창고 수주도 4분의 1로 위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민간에서 전반적으로 수주가 위축된 영향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공항 등 공공공사 발주에 희망
 
향후 건설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민간공사를 중심으로 큰 감소세를 보이면서 공공공사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수주액 자체는 공공보다 민간부문이 크지만 가파른 원자잿값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른 시일 내 민간시장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와 달리 정부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인 SOC 예산 확대 기조를 보이면서 다양한 공공부문 공사 수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내놓은 '2024년 예산안'을 보면, 올해 본예산에서 배분한 19조7000억원 보다 3.9% 늘어난 20조5000억원을 SOC 분야에 편성했습니다.
 
기존에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비롯해 도로·철도·공항 등 지역 교통 인프라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당장 국토부는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공항과 도로·철도시설 규모, 공사물량과 기간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로, 국토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입찰 참여를 위한 제도개선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2029년 말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올해 최종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고, 내년 초 공사를 발주할 계획입니다. 추정 사업비가 15조4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밖에 울릉공항, 백령공항, 대구경북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 지역 거점 공항 건설도 추진합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 4단계 건설 사업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예산과 집행은 별개"…변수 산재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 상황과 여론 변화 등을 고려하면 SOC사업이 틀어질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공항의 경우 인구감소 시대 낮은 수요와 실효성으로 인해 시장 인식이 부정적인 데다 정치 논리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죠.
 
선거 과정에서 SOC 관련 공약이 단골 소재인 만큼 정치 지형에 따른 인프라 사업 변화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새만금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을 지시하면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은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난달 공항 건설공사를 위한 시공사 입찰에 주요 건설사를 필두로 한 3개 컨소시엄이 응찰했으나 사실상 잠정 중단됐습니다. 사업 재개 여부를 예측할 수 없어 건설사들도 난감한 모습입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SOC 예산안이 나와도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확실하지 않다"며 "또 예산 편성과 집행은 별개라 공공공사 발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공과 민간수주 모두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잿값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건설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에 비해 공공공사나 토목공사의 마진율이 좋은 편은 아니다"며 "민간시장이 조금이나마 살아나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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