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국 관련 익스포저 미미한 수준"
헝다 사태에 금융권 부동산PF·해외 부동산 집중 모니터링
2023-08-22 06:00:00 2023-08-22 07:55:48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내 금융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현황과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을 집중 모니터링 했습니다. 중국 2위권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긴급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전 금융사 긴급 점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헝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권 현황 집중 모니터링을 벌였습니다. 17일 헝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조치에 나선 것인데요. 헝다의 파산신청이라는 악재가 중국 관련 금융 리스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모니터링은 금감원 외환감독국과 감독총괄국 및 각 업권별 감독국이 직접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이 중국 시장과 해외 부동산과 관련 대출을 실시한 규모나 지급보증을 실시한 규모 등 관련 리스크 금액을 들여다봤습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들의 익스포저를 파악한 결과 중국 관련 익스포저는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부동산개발 업체 헝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가운데 국내 금융사로 리스크가 확산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이에 집중 모니터링에 들어갔습니다. 사진은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주거용 건물의 모습입니다. (사진 = 뉴시스)
 
부동산 PF, '큰 손' 증권사 예의주시 
 
금감원은 또한 부동산 PF 현황도 함께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부동산 PF를 실시하고 있는 금융권에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관리와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헝다 사태가 중국은 물론 국내 부동산 경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부실 위험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헝다에 이어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 1위업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국내 증권사 28곳을 대상으로 올 3월말 기준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이 13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18%에 이르는 규모입니다. 2022년말 기준 보험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26조원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자기자본의 21.8%에 해당합니다.
 
부동산 PF와 관련해서는 증권사를 특히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증권사의 PF대출 연체율과 부실자산 규모, 부실자산에 대한 자기자본 비중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부동산 PF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말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10.38%였던 것과 비교하면 5.5%p나 늘었습니다. 3.37%였던 2020년 말과 3.71%였던 2021년 말에 비해서도 12%p 넘게 증가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부실 이슈가 있거나 위험 수준에 이르진 않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상황을 볼 때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만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은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늘리고 채권매각을 실시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 = 뉴시스)
 
금융-부동산 범정부 대책 필요성 
 
금감원은 중국발 부동산 업체 위기가 '제 2의 리먼사태'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문가를 통해 중국 금융권 및 부동산 시장 상황을 파악해본 결과 헝다의 파산신청 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실물경제 부분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꺼지면서 발생하는 일이고 중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연계성은 리먼브라더스에 비해 무척 낮다"고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비상 경제 대응 TF 등 범정부 논의 채널을 통해 종합 대책 마련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와 이어진 악재에 대해서는 단순히 금융정책 차원의 접근을 넘어, 부동산 관련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재건축 규제나 청약제도 완화 등의 방안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는 국내 전 금융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손충당금을 늘리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자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회계제도 변경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 국내 금융사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고려와 함께 국내 금융사의 재무건전성 상황에 대한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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