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묵묵부답'…속타는 전경련
다음달 22일 임시총회 개최…명칭 변경·새 회장 추대
'실익' 없는 4대 그룹 "가입 명분 적다"…재가입 시점 올해 넘길 수도
김병준 대행, 4대 그룹 가입 시점에 "데드라인 정해두지 않아"
2023-07-31 15:01:44 2023-07-31 16:35:23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전경련은 다음달 22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바꾸고, 새 회장을 추대하는 과정에 있는데요. 4대 그룹은 전경련 재가입의 '실익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전경련에 재가입 할 '명분'이 적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어 가입 시점이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의 임기 만료는 다음달 22일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23일 취임한 김 대행은 애초 6개월을 임기로 못박았는데요. 전경련은 8월22일 한경협으로 명칭을 바꾸고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동시에 차기 회장 선임안도 상정될 전망입니다. 신임 회장 후보로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재계 관계자는 "명칭과 정관 변경은 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라며 "4대 그룹 재가입 여부는 그쪽에서 가입 신청을 하면 바로 되는 프로세스"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 모습.(사진=연합뉴스)
 
'재계 맏형'으로 불리던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당시 K스포츠·미르재단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난 후 4대 그룹이 탈퇴하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는데요. 윤석열정부가 들어서자 윤 대통령의 측근인 김병준 전 위원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영입하며 △한경연 흡수 통합해 싱크탱크 기능 강화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신산업 분야와 젊은 기업인 중심의 회장단 확대 등 쇄신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전경련 쇄신안이 부족해 4대 그룹이 재가입할 명분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8월 말 열릴 전경련 총회에서 4대 그룹 복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입니다. 다만 4대 그룹은 한경협 가입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동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4대 그룹은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했으나 한경연에는 형식상 회원으로 남아 있습니다.
 
4대 그룹 한 관계자는 "전경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불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가입 문제는 시기상조"라며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경제단체 역할은 대한상의와 경총이 하고 있어 전경련의 역할조차 모호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전경련 재가입에 대한 명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 직무대행은 "데드라인(마감기한)을 정해두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요. 김 직무대행은 지난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일본 경제동우회와 만찬 간담회에서 "4대 그룹 재가입 문제가 아니라 많은 기업이 전경련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계획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자꾸 그것만 물어보는데 많은 기업이 어떻게 전경련과 함께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운영위원회에서 한국 측 김병준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경련 재가입을 놓고 4대 그룹이 각자 사정이 있는 만큼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전경련 재가입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LG역시 전경련 복귀와 관련한 메시지를 낸 적이 없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제주포럼에서 "잘 되기를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복귀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의 경우 지난 18일 "전경련이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 삼성이 재가입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면서 "전경련 스스로 발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부정적 시각도 4대 그룹으로서는 부담인데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0일 "4대 그룹이 다시 전경련에 가입한다면 국민들은 재벌들이 뭉쳐 과거와 같이 제2의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할 것"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전경련은 4대 그룹 재가입을 위해 윤석열정부에서 꾸준히 재계와의 소통 창구를 자처했는데요. 지난 3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윤 대통령 미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 모집,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등 글로벌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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