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골육상쟁의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제일바이오가 전 임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하면서 상장 폐지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제일바이오는 전 임원 심 모씨 등 3인을 특경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고 20일 공시했는데요. 회사 측이 고소장에 적시한 배임 혐의 금액은 29억1768만원에 달하는데 이는 자기자본 대비 8.83%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제일바이오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며, 이날 오전 11시 59분부터 주식거래를 정지시켰습니다. 제일바이오의 주식거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에 관한 결정일까지 중지된 것인데요.
만일 전 임원들의 횡령·배임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결정하면, 거래소의 기업심사위원회가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제일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제반 과정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경영권을 두고 창업주인 심광경 전 대표이사와 그의 장녀인 심윤정 대표이사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7년 제일바이오가 창업한 이래 45년간 회사의 경영권을 쥐고 있었던 심 전 회장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돌연 해임됐고, 그 자리를 심 전 대표 장녀인 심윤정 대표가 꿰찼는데요. 심윤정 대표는 지난해 회사 지분을 증여받고 사내이사로 선임된 지 1년 만에 제일바이오의 대표이사로 등극한 것입니다.
이에 격분한 심 전 회장은 자신을 해임한 이사회 결정이 무효라는 소송과 함께 심윤정 대표의 직무집행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함께 제기했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심 전 대표의 배우자인 김문자 씨가 심윤정 대표를 해임시키고, 차녀인 심의정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다음 달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을 예고하며 또다시 반격에 나섰는데요.
1분기 말 기준 심 전 대표는 제일바이오의 최대 주주로 7.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배우자 김문자 씨가 5.68%, 심윤정 대표와 심의정 씨가 각각 5.23%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예정대로 다음 달 임시 주총이 열리면 심윤정 대표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영권을 뺏으려는 심 전 대표 쪽의 합산 지분이 21.24%로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심 전 대표 쪽이 심윤경 대표에게 넘어간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골육상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열리는 임시 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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