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박8일 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17일 오전 귀국했습니다. 이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데요. 순방 기간 중 국내에서는 유례없는 집중 호우로 재난 상황이 발생한 데다, 김건희 여사의 리투아니아 명품 쇼핑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국내 폭우 재난 상황 속에서 김 여사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영부인의 명품 쇼핑 논란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마저 퇴색시키는 모양새입니다.
'바이든·날리면' 사태처럼…기름 부은 대통령실 해명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순방은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보다 '순방 리스크'가 더 두드러지는 모습인데요. 지난해 이른바 '바이든 대 날리면' 논란 당시에도 대통령실의 해명이 사태에 기름을 부은 터라, 여권 내부에서도 용산 참모진의 대응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6박8일 해외 순방에서 가장 도마 위에 오른 논란은 김 여사의 '명품 쇼핑' 행보입니다. 앞서 리투아니아 현지 매체 <15min>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의 퍼스트레이디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빌뉴스에서 일정 중 유명한 상점에 방문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김 여사가 경호원과 수행원 16명을 대동해 일반인 출입을 막은 채 쇼핑했고, 총 5곳의 매장을 다녔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호객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실제 지난 14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가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은 한 것은 맞고 안내받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며 "들어갈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게 인물이 호객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빌뉴스 구시가지를 산책하던 중 길거리 악사 모금함에 지폐를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쥴리·청담동 술자리'처럼 정쟁화"…대통령실, 무대응 천명
문제는 국내에서는 집중 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재난 상황이었다는 점입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영부인이 해외 명품 쇼핑에 나선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인데요. 정치권 안팎에서 질타가 쏟아지는 것도 바로 이 맥락입니다.
여기에 '호객 행위에 의한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평가인데요.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논란이 될 때마다 옹호하던 대통령실과 여당이 왜 이번에는 침묵만 지키고 있는가"라며 "'호객 행위로 매장에 들어갔다'라는 핵심 관계자의 궤변에 역풍만 불자 변명거리를 찾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김 여사가 정상외교를 위해 방문한 국가에서 사적인 관광을 즐기듯 명품 쇼핑을 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며 "더욱이 폭우가 예상되는데도 출국한 대통령 부부가 역대급 수해 피해 속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여권 내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내의 홍수라든지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일정을 꼭 했어야만 했느냐는 그런 의구심은 당연히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굳이 호객 행위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조금 쇼핑하는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지금 국내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국민들께 그냥 양해를 구하면 되는데, 잘못된 해명이 자꾸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들께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 했으면 간단히 끝났을 것인데 호객 행위 기사화될 만한 발언을 해버리니까 논란이 더 커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쇼핑 논란과 관련해 "과거 '쥴리'라든지 '청담동 술자리'라든지, 이런 식으로 정쟁화가 됐다. 팩트를 갖고 이야기를 해도 그 자체가 정쟁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무대응 원칙을 재차 천명했습니다. 미호강 임시 제방이 무너진 것과 관련해서도 "미호강 포함한 67개 국가하천은 지방자체단체에 관리 업무가 위임됐다"고 말했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폴란드·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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