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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성장' 일복 터진 펀드매니저 몸값 상승
펀드매니저 수도 덩달아 증가
2023-05-26 06:00:00 2023-05-26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최근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펀드매니저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펀드매니저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다소 떨어졌고 처우 개선도 확대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현재는 100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ETF 시장 열풍으로 ETF 운용 매니저들의 몸값이 점차 오르면서 우수 인력 유치 경쟁이 가속화하는 흐름입니다.
 
(사진=뉴시스)
 
펀드매니저 수 증가세…800명 넘어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국내 58개 자산운용사에 속한 펀드매니저 수는 822명입니다.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73명, 71명으로 업계 펀드매니저 수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신한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52명, 51명으로 뒤를 이었고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42명으로 동일했습니다.
 
펀드매니저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기 전인 2019년, 국내 펀드매니저 수는 664명이었죠. 2020년 715명으로 51명이 증가했고 2021년 730명, 2022년 775명으로 20명, 45명씩 늘어났네요. 올해는 작년보다 47명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5년간 평균 41명 가량의 펀드매니저가 새로 등장한 것이죠.
 
자산운용사별로 5년 동안 펀드매니저 수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입니다. 2019년 47명에서 71명으로 24명이 늘었네요. 이어 KB자산운용(18명), 신한자산운용(16명), 삼성자산운용(15명), 한국투자신탁운용(12명)으로 이어졌는데요. 한화자산운용은 8명으로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ETF 시장 빠른 성장…100조 목전
 
펀드매니저 수의 증가에는 ETF 시장 확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25일 기준 95조1481억원으로 올해 들어 16조5965억원 증가했습니다. 작년 말 78조5516억원 수준에서 올해에만 21.1%가 늘어난 것이죠. 작년엔 4조5936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올해 성장세는 무섭습니다.
 
주식형 ETF가 7조6538억원 증가하며 올해 성장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어 채권형은 5조7097억원, 단기자금은 3조1748억원 늘어났습니다. 올해 순자산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357870)합성)으로 1조2762억원이 늘었습니다. 주식형과 채권형에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op5PlusTR(315930)KODEX 23-12 은행채(A(448320)A+이상)액티브가 각각 1조586억원, 9510억원 유입됐습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상품 자체가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펀드매니저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졌다"며 "ETF 시장이 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니저들은 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ETF 종목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매니저 수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ETF 운용 매니저 몸값 많이 올라" 
 
100조원 턱밑까지 온 ETF 시장 열풍으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몇년간 펀드매니저 처우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공모펀드가 시장을 주름잡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펀드매니저들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였는데요.
 
금투협에 따르면 국내 공모펀드 설정액 규모는 작년 말 기준 72조4707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77조5009억원보다 5조302억원(6.49%) 줄어들었네요. 2008년 말 130조6708억원으로 전성기를 누린 시절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45%에 달합니다.
 
최근까지도 펀드매니저들의 대졸 초봉 수준이 20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매니저들에 대한 처우가 조명됐는데요. 현재는 상황이 다소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ETF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업계에서는 ETF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의 몸값이 크게 뛴 것이죠.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은 최근에 성장한 산업으로 과거엔 메인 산업이 아니었다"며 "ETF를 운용해본 매니저들이 많지가 않아서 ETF 매니저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의 성장 때문에 매니저에 대한 니즈가 많아졌다"며 "ETF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어서 매니저들의 업무도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연봉 등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셀 사이드고 자산운용사는 바이 사이드이기 때문에 보수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며 "증권사는 수수료 기반이어서 PF 한 건으로도 수익이 많이 떨어지는 반면 자산운용사는 펀드의 규모가 커질 때 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다소 후행적인 구조"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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