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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등에 봇물 터진 CB 주식 전환…오버행 주의보
CB 전환청구 작년 대비 43% 급증
증시 상승세에 차익실현 욕구 커져
대규모 주식 전환은 오버행 이슈
2023-04-26 06:00:00 2023-04-27 09:35:55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급등세를 이어간 국내증시에서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대기물량) 우려가 증시 조정에 추가적인 빌미를 제공할 지 촉각이 곤두섭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환청구권 행사가 줄을 잇고 있어선데요.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잇따라 주식전환 청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됩니다.
 
전환청구권 행사, 전년 동기 대비 43% 급증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상장사에서 발행한 CB의 주식전환 청구건수는 총 243건으로 지난해 동기(169건) 대비 74건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로는 43.79% 입니다.
 
CB 주식전환의 급증은 올해 들어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국내증시에서 유가증권과 코스닥지수는 각각 11.30%, 23.47% 상승했습니다. CB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입니다. 일정 기간 이후 채권자의 주식전환청구가 있을 때 정해진 조건대로 발행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상승으로 인해 차익실현을 위한 CB들이 대규모로 주식전환 될 경우 수급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오버행 우려 종목들을 미리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발행주식 총수 대비 대규모 전환청구 주의해야
 
(표=뉴스토마토)
 
최근 주식전환 청구가 이뤄진 종목 중 KBI메탈(024840)은 CB 잔량이 발행주식총수 대비 비중이 높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KBI메탈은 150억원 규모의 제3회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주식전환 청구 규모는 16억8000만원으로 94만5411주가 오는 5월10일 상장예정입니다. 이는 발행주식총수(3295만848주) 대비 2.86%에 해당하는 물량인데요. 미상환 CB 규모가 133억2000만원에 달합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777원으로 최근 주식전환된 물량을 포함해 주식전환 가능한 물량은 844만1190주에 달합니다. 이는 KBI메탈 발행주식총수의  25.62%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CB의 주식전환 청구는 기존 투자자들에겐 악재로 통합니다. 기존 주가대비 저렴한 신주물량이 대규모 매도에 나설 경우 ‘오버행’ 이슈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매도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대규모의 신주 발행이 이뤄지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이 발생합니다.
 
실제 KBI메탈의 경우 지난 21일 CB의 주식전환 청구를 공시한 직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공시 당일 9.51% 하락한 데 이어 다음 거래일인 24일 11.36% 급락했고, 25일에도 4.16% 하락했습니다. KBI메탈은 지난 20일 2365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최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23.13%나 빠졌습니다.
 
BGF에코머티리얼즈(126600) 역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을 전부 주식으로 바꾸기로 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 2021년 최대주주인 BGF(027410)를 대상으로 435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256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는데요. 지난 13일 CB와 BW 전량을 주식전환 청구했습니다. 이에 BGF에코머티리얼즈의 1133만 3120주가 내달 2일 신규 상장됩니다. 이는 BGF에코머티리얼즈 발행주식총수(2853만5894주)의 38.37%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365% 상승한 이브이첨단소재(131400)는 39억7000만원 규모의 4, 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습니다. 전환청구권 행사로 10만7028주(전환가액 2803원)가 오는 28일에, 207만4614주(전환가액 1769원)는 5월4일에 신주 발행됩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대비 3.85%입니다. 현재 7000원이 넘는 주가를 고려하면 주식을 받은 CB 투자자들이 바로 매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브이첨단소재의 경우 오는 28일에도 150억원 규모의 CB가 주식전환될 예정인데요. 아직 미상환된 CB가 존재하는 만큼 오버행 우려가 높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급등으로 CB 투자를 진행했던 투자자들의 전환청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국내 증시의 새로운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개별주의 전환청구권 행사 일정을 체크하고 투자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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